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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삼성전자 사장단, 최대한 발언 아낀 이유는

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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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주러 왔다"…스포트라이트 '수상자'에

인사·노조 이슈 등 뒤수숭한 분위기 연관 짓는 해석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저 밥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 박수 치느라고…."

31일 저녁 9시30분.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끝나고 밖으로 나온 한종희 삼성전자[005930] DX부문장(부회장)은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늘은 호암상 (수상자를) 축하하러 온 자리"라며 "인류 역사에 큰 획을 그으신 분들이 오셨으니 업무 얘기는 (다음에 하자). 훌륭한 분들 상 받는 자리니 내가 코멘트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이날 한 부회장을 비롯,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삼성전자 사장단은 최대한 사업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입장 시는 물론, 끝나고 나올 때도 대부분 입을 꾹 다물었다.

행사의 취지를 고려, 주인공들에게 조명이 집중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행사가 진행된 5시간 반 내내 자리를 지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별도의 발언은 하지 않고 수상자를 축하해주는 데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날 사장단의 태도는 최근 삼성전자가 '원포인트 인사'와 노조 이슈 등으로 안팎에서 시끄러운 만큼, 최대한 말을 아끼려는 의도로도 풀이됐다.

지난 21일 신임 DS부문장에 선임된 전영현 부회장은 '올해의 목표' 등을 묻는 말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게 된 후 취재진과 만난 첫 자리였으나 '다음'을 기약하며 자리를 떴다.

새로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게 된 경계현 사장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에 대해 "다음에"라고만 간략히 말하고 급히 이동했다.

일부 사장과 부사장은 최근 사내 분위기를 묻는 말에 "잘 알지 않느냐"라고 에둘러 대답하거나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손가락을 입에 가져대며 말할 수 없단 제스처를 취한 사장도 있었다.

다만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잘 될지 여부에 대해 "기대해달라"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계열사 사장들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3월 '인터배터리'에서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에 대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삼성SDI가 경쟁사 대비 앞서가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역시 올 3월 주주총회에서 밝혔던 '전장 MLCC 1조' 목표에 대해 "아직까진 진행하고 있다"며 "주주들과 한 약속은 지켜야겠죠"라고 말했다.

삼성호암상은 1990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제일 철학과 사회공헌 정신을 기리고자 제정한 상이다. 1991년 3월 '1회 시상식'을 시작으로, 올해 34회를 맞았다.

매년 ▲과학 ▲공학 ▲의학 ▲예술 ▲사회공헌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글로벌 리더'를 수상자로 선정하고 있다. 국적 불문 한국계 인사가 대상이다.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 미 뉴욕대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고(故) 남세우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공학상 이수인 미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 미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 등 모두 6명이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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