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세제 개편 논의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내걸었고,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상속세를 포함한 세제 개편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개별 의원의 의견이라는 형태를 취하면서도 지도부의 입을 통해 종부세, 상속세, 금투세의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는 언급을 흘리고 있다.
◇민주, 종부세 개편 만지작…與는 '말 바꾸지 말라'며 반색
3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일 기자들과 만나 실거주하는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종부세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또 종부세뿐만 아니라 금투세, 상속세도 점검이 필요하다며 세제 개편 연구모임 출범을 고려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종부세 개편 논의를 꺼낸 건 박 원내대표 뿐만이 아니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20년을 버텨온 종부세를 이제는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치열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총체적인 재설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제 개편을 진작 추진해왔지만, 소수 여당이라는 현실에 밀렸던 국민의힘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종부세) 개편 논의를 적극 환영한다"며 "이제 제발 왔다 갔다 말바꾸기 하지 마시라"고 못을 박았다.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 법안을 22대 국회 1호 법안 중 하나로 발표했다.
또 정기국회에서 유산세를 유산취득세로 변경하는 방안, 대주주 할증 과세 폐지 방안, 상속세율 조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혀둔 상황이다.
민주당은 횡재세에 대해서도 별도의 세목을 만들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횡재세라고 하는 세목을 신설할 생각은 없다"며 "현재도 초과 이윤의 경우 기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의 경우 서민 금융 기금에 출연금을 내게 돼 있고, 정유업계도 기여금 내게 돼 있어 출연료를 상향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세제 개편 협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단계는 아니다.
민주당은 세제 개편 주장이 개별 의원들의 의견이라며 당의 공식적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세제 개편) 논의가 있을 것이기는 하지만 향후 얘기해야 할 일종의 포트폴리오 개념 중 하나일 뿐"이라며 "개인 의견들이 오간 것이지 그것들이 대표 최고 회의 등에서 논의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野 각론에서 입장차…'다주택자 완화 vs 1주택자 완화'
정치권에서 종부세 등 세제 개편론이 논의되면서 바빠진 것은 개편안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다.
정부는 현행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적용되는 중과세율(최고 5.0%)을 기본세율(최고 2.7%)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을 적용하면 2주택 이하에 적용되는 기본세율과 3주택 이상에 부과하는 중과세율이 단일 세율로 바뀌게 되는 효과도 있다.
현행 종부세 과세체계는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과세표준 12억원 초과분을 기준으로 12억∼25억원 2.0%, 25억∼50억원 3.0%, 50억∼94억원 4.0%, 94억원 초과 5.0%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이들 구간별로 기본세율은 각각 1.3%, 1.5%, 2.0%, 2.7%다.
다주택자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종부세 개편 방안은 1주택자 종부세를 완화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정부는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가 폐지 또는 완화되는 경우 소위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가의 한 채를 가진 1주택자와 저가의 여러 채를 가진 다주택자간 과세 형평성 문제도 있고, 종부세가 지방에 교부되는 만큼 지방재정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간담회에서 "종부세 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정책방향과 부합하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1주택자와 다주택자 이슈 등이 있고 야당 공식 의견이 나온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말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궁극적으로 종부세 폐지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31일 "종부세 폐지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검토해 내년도 세제 개편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상속세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종부세의 근본적 폐지는 재산세와의 통합 문제로 가야하기 때문에 조금 더 연구·검토가 필요하다"며 종부세 폐지를 중기적인 과제로 제시했다.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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