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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40%가 해소한 '깜깜이 배당', 삼성전자는 안한 까닭

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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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상법 유권 해석, '결산 배당'에만 해당

'분기·중간 배당' 적용 위해선 자본시장법 개정 선행돼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지난해 상장사 10곳 중 4곳이 '깜깜이 배당' 해소를 위해 정관을 고친 것으로 나타났다. SK㈜[034730]와 현대자동차[005380], 포스코홀딩스, CJ㈜[001040] 등 주요 대기업도 다수 포함됐다.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극복을 위한 배당 제도 개선을 독려하자, 기업들이 적극 화답하고 나선 것이다. 당국은 지난해부터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먼저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절차 변경을 권고해왔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이자 소액주주 주식 보유량이 67.30%(작년 말 기준)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이 같은 흐름에 올라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4일 삼성전자 정관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깜깜이 배당'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을 실시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산하에 설치할 수 있는 위원회를 추가하고 각종 조문을 정비하는 등 정관을 대거 손질했으나 배당 관련 내용은 아니었다.

재계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정관에 '이사회가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기준일을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해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사의 약 40%가 배당절차 개선 관련 사항을 정관에 반영했고, 이 중 100개 이상의 기업이 그에 맞춰 배당을 실시했다.

이전까지 국내 상장사는 대부분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정한 뒤, 이듬해 봄 배당액을 확정하곤 했다. 이른바 '선(先) 배당기준일, 후(後) 배당액 확정'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배당금이 얼마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투자 먼저 하고, 추후 주총에서 결정되는 금액을 받는 구조다.

[출처:금융감독원]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요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정부는 '선 배당액, 후 배당기준일 확정'으로의 개편을 추진해왔다. 기존과 순서를 바꿔 3월 주총에서 배당액을 먼저 정한 뒤, 4월 초 배당 주주를 확정하는 식이다.

법무부도 유권해석을 통해 이러한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상법 제354조 제1항에서 '의결권 기준일'과 '배당 기준일'을 구별하고 있고 법령상 제약이 없으니 배당액 확정 후 기준일을 정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배당 제도를 바꾸지 않았다. 사실상 '못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결산 배당 외에 분기, 중간배당도 실시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분기·중간배당을 하는 기업이 '선 배당액, 후 배당기준일 확정'으로 가려면 자본시장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법무부의 유권해석을 통해 판단 근거를 확보한 제도 변경은 '결산 배당'에만 한정된다.

자본시장법 제165조의12(이익배당의 특례)는 상장사가 3월, 6월, 9월 말일을 배당기준일 삼아 45일 이내에 이사회를 열고 배당액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련 규정이 없는 상법과 달리 자본시장법엔 '말일'이 분기·중간 배당기준일로 명시돼 있다.

해당 내용은 삼성전자 정관에도 똑같이 적혀있다. 순서상 자본시장법이 개정돼야 정관을 변경해 배당 절차를 바꿀 수 있다.

[출처: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배당 기준일 전에 배당 결정을 해 주주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공했는지 여부'에 정관 반영과 시행 모두 'X'로 표시했다. 한국거래소가 올해부터 반드시 보고서에 담도록 가이드를 준 문항이다.

회사 측은 "자본시장법이 개정되지 않아 주주들에게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을 충분히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향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 결산 배당과 분기 배당에 관한 정관을 개정, 주주와 투자자가 배당금을 참고해 주식 보유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결산 배당 관련 정관도 고치지 않은 이유를 함께 공개했다. "분기 배당 관련 정관을 임의로 변경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산 배당 관련 내용만 바꾸면 결산 배당과 1분기 분기 배당이 근접하게 돼 오히려 주주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3년 단위의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해 분기 단위로 동일 금액을 정규 배당하고 있어 제한적으로나마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1년부터 작년까지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재원으로 활용해 총 9조8천억원 규모의 정규 배당을 실시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진 기존 정책을 정규 배당으로 유지하되, 잔여 재원이 발생하는 경우 추가 환원을 약속했다. 이에 올 1분기까지 매 분기 주당 361원(보통주 기준)을 배당금으로 책정해왔다.

분기·중간 배당 기업의 '깜깜이 배당' 해소 불가는 다른 상장사에도 똑같이 해당하는 내용이다. 전날(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배당절차 개선 방안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분기 배당 절차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계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해당 법안은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22대 국회에서 재논의될 예정이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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