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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짝' 소리 없이 자취감춘 은행권 '메타버스'

2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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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사업 사실상 모두 중단…AI로 시선 이동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금융권 디지털 혁신의 한 축으로 주목받았던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열기가 시들해지면서 은행권이 관련 사업을 사실상 모두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전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이용 성장세가 꺾이면서 이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현실화하지 못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8월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시즌3을 종료한 이후 1년 가까이 잠정 중단한 상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 분야의 성장 둔화 등과 맞물려 사업성 등을 재검토하는 시점"이라며 "아직 시나몬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2년 11월 금융권 최초로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며 은행권 메타버스 경쟁의 신호탄을 쏘았다.

특히 시나몬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은행 시스템과 직접 연계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웠다.

당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해 국내 은행에서는 유일하게 단독 부스를 차리고 메타버스 사업의 청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이용자들이 외부 활동을 늘리면서 메타버스 시장 활용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자 관련 사업계획들도 변경되는 분위기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메타버스 전문기업 컴투버스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 활성화에 나섰지만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업 전략을 변경 중이다.

메타버스 전담조직으로 신설했던 '디지털혁신 태스크포스(TF)'도 사라졌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메타버스 전문 스타트업 그리드와 협업해 메타버스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 디지털 연수원 문을 열었지만 활성화하지 못하고 개점 휴업상태다.

향후 시장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운영을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은 지난해 윤종규 회장이 개인·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투자 콘퍼런스를 메타버스 공간에서 개최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으나 현재는 메타버스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농협은행도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 이용자가 급감하면서 대부분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 시기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했으나 금융과 메타버스를 접목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한다.

또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가야 한다는 의식 탓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시키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처음부터 메타버스 활용도 측면에서 고민해 사업을 시작하기보다 반짝 유행에 좇아가는 분위기다 보니 CEO의 관심도 빠르게 식었다"면서 "보안 및 정보 보호, 금융 플랫폼 등 각종 규제의 제약으로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2년 전만 해도 메타버스 시대가 올 것이라며 떠들썩했지만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관련 사업을 철수하지 않았느냐"면서 "제도적 기반 등이 없는 상황에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빠르게 접는 게 낮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자체구축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 시즌2' 이미지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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