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마트, 자금보충약정으로 지원
현행법으로 자금보충약정 제재하기 힘들어
자금보충약정, 공정거래법 우회한 '꼼수'라는 지적도
[※ 편집자주 : 유통공룡 이마트가 자회사 신세계건설을 구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최근 이마트는 자금보충약정을 통해 신세계건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지원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이마트 자금보충약정 문제점과 이마트 재무구조 등을 다룬 기사 2꼭지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이마트가 자금보충약정으로 공정거래법을 회피하며 신세계건설을 지원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행 공정거래법으로 자금보충약정을 제재하기 힘든 탓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세계건설은 신종자본증권 6천500억원을 발행했다.
신세계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이다.
이를 이마트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인수했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기준 신세계건설 최대주주(지분율 70.46%)다.
이마트와 SPC는 자금보충약정을 맺었다. 금융기관은 SPC에 돈을 투자했다.
결국 금융기관은 이마트와 SPC 간 자금보충약정을 보고 SPC에 투자하고 SPC가 신세계건설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하는 구조가 됐다.
자금보충약정은 A 회사 상환능력이 부족해지면 B회사가 출자 또는 대출 방식으로 A 회사 자금을 보충해주는 약정을 의미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이런 자금보충약정을 제재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거래법 제24조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국내 회사(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제외)는 채무보증을 하면 안 된다. 신세계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다.
동법 제36조에서 이런 규정을 회피하려는 탈법행위도 제재한다. 동법 시행령 제42조에서는 탈법행위 유형과 기준을 열거했는데 동일한 내용의 채무를 대신 부담하는 행위와 교차 채무보증행위 등이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금보충약정이 채무보증과 유사한 효과를 갖더라도 계열사가 직접 보증한 게 아니라면 채무보증제한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공정거래법상 채무보증이란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가 '국내 금융기관 여신과 관련해' 국내 계열회사에 대해 하는 보증을 말한다. 하지만 공정위는 SPC가 금융기관이 아니므로 규제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42조에서 탈법행위 유형과 기준도 제한적이라 자금보충약정을 규제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이마트 자금보충약정이 공정거래법을 회피한 '꼼수'라는 지적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금보충약정은 채무보증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호텔롯데 등 롯데그룹 계열사도 자금보충약정을 통해 롯데건설을 지원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4월 24일 송고한 기사 '[채무보증규제①] 롯데, 공정거래법 우회한 '꼼수'' 참고)
전문가는 금융기관이 계열사(이마트) 자금보충약정을 전제로 신세계건설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했다면 자금보충약정이 실질적으로 채무보증과 같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 한 전문가는 "이마트와 SPC 간 자금보충약정이 없었으면 금융기관은 신세계건설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건설업황 부진 등으로 신세계건설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하면 위험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자금보충약정은 사실상 채무보증과 다름없다"며 "하지만 현행법으로 자금보충약정을 규제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도 업무계획에서 복잡한 금융상품, 위장계약 등의 외형을 갖추고 교묘하게 계열사를 지원하는 법위반 회피 시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금보충약정, 총수익스와프(TRS) 등 우회적인 채무보증 거래를 활용한 부당지원행위 성립 가능성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공정위는 규제회피 방지와 엄정한 법집행을 위해 제도적 인프라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신세계건설을 최대한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세계건설 부도 시 건설업계와 국내 경제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조치라고 전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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