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2023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소식에 세계가 놀랐다. 세계인들은 민간인 희생을 우려하는 동시에 왜 자꾸 이 지역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궁금해했고, 그 원인으로 유대교와 시오니즘(팔레스타인지역에 유대인 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한 민족주의 운동)을 지목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출신의 경제통으로 재정관리관을 지내고 현재 한국은행 감사로 있는 강승준 저자는 시오니즘이 표면적으로는 종교 문제이지만 실제로는 오랜 역사적 흐름의 결과이며, 여기에는 '돈'의 관점도 적지 않다고 주장한다.
유대인은 기원전 6세기에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에서 쫓겨난 이후 2천 년 동안 쫓겨나거나 학살당하는 역사를 반복했다. 이 배경에는 돈이 있었다.
기독교가 이자를 주고받는 것을 죄악시했기에 유대인이 금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그 결과 수많은 기독교인과 군주들이 유대인에게 빚을 졌으며, 이것이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유대인을 차별하며 인권을 유린한 드레퓌스 사건까지 이어지며 본격적인 시오니즘 운동을 촉발했다.
게다가 이스라엘이 자리 잡은 팔레스타인 지역은 경제적 요충지다. 세계 최초로 정착 농경이 발생해 최초의 인류문명이 꽃피었을 만큼 비옥한 초승달 지대다. 게다가 지중해와 홍해를 통해 동서양은 물론 아프리카까지 연결된다.
저자는 신간 '역사는 돈이다'(잇콘출판사)를 통해 종교, 민족, 사상 등의 명분이 따라붙는 세계사적 사건에는 이렇게 늘 돈의 논리가 작용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신의 뜻을 내세운 십자군 전쟁도, 민주주의의 상징인 프랑스혁명도, 노예 해방을 외친 남북전쟁도, 모든 인류사의 이면에 얼마나 치열하게 돈이 움직이고 있었는지를 책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고대의 문명과 화폐를 시작으로, 중세시대 로마의 종교사와 전쟁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한다. 그리고 대항해시대 이후 서양에서 일어난 상업 체계 변혁인 상업혁명을 금융과 무역의 관점에서 차분히 분석한다.
근세 편에서는 신대륙 발견과 유럽 패권의 이동을 돈의 흐름이란 관점에서 새롭게 기술하고, 특히 패권국가로서 미국의 부상을 금융 관점에서 상세하게 서술한다.
현대 편에서는 금본위제, 브레턴우즈 체제, 플라자 합의와 같은 금융·경제학적 개념과 사건을 저자는 전문성을 발휘해 금융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하고 풀어썼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도 돈의 흐름으로 점철된 세계 역사에서 비껴가지 못한다.
한국은 거대한 돈의 역사에 희생된 약소국 중의 하나였고, 지금도 소용돌이 한 가운데 서 있는 나라다. 이런 상황에서 명분과 위선으로 포장된 사건들의 진짜 의도를 꿰뚫어 보지 못하면 미래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게 저자가 책을 통해 전하려는 핵심 메시지다.
잇콘출판사. 양장본 540쪽.
ywkwon@yna.co.kr
권용욱
ywkwo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