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위기엔 돈부터 빠진다'…은행권, 조달 쏠림 리스크 관리 강화

24.06.05.
읽는시간 0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은행들이 위기 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이탈에 대비해 자금 조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면서 '쏠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유동성 이탈이 실제화 할 경우 예금을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 나갈 수 있어 다양한 조달처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해 자금 조달원의 편중을 완화하기 위해 소매 및 중소기업에 대한 예금 비중을 전년보다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 원화 예금 비중이 30%, 외화 예금이 7% 이상이었으나 올해는 이를 각각 2%포인트(p)씩 높여 원화 32% 이상, 외화 9% 이상으로 목표치를 상향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의 소매·중소 예금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4.94%에서 올해 1분기 35.87%로 올랐다.

우리은행은 30대 기업의 거액 예금 비중 목표치를 작년 24% 이내에서 올해 23% 이내로 하향 조정해 대기업 자금 편중도를 낮췄다.

NH농협은행도 총부채의 1%를 초과하는 거래상대방에 대한 원화 자금 조달 편중도를 작년 1분기 8.03%에서 올해 1분기 7.51%로 줄였다.

특정 거래 상대방에게 조달이 집중될 경우 특이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금 이탈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조달 집중도를 낮추는 것이다.

지난해 소수의 스타트업 예금 편중도가 높았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뱅크런으로 파산했고, 국내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에서도 단기간에 자금이 빠졌던 것을 지켜보면서 은행들도 한 번에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유동성 현황을 관리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법인 예금의 경우 은행별로 금리를 얼마나 제공하는지에 따라서 한 번에 거액이 옮겨지기 때문에 조달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출도 다변화하는 만큼 예금도 다양하게 받아야 유동성 관리를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은행들은 조달 편중뿐 아니라 자금의 만기 쏠림도 완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최근 1년간 정기예금을 20조원 가까이 늘려왔으면서도 1년 이하 정기예금 비중을 작년 1분기 93.6%에서 올해 1분기 91.5%까지 낮췄다.

은행채 만기 측면에서도 5대 은행의 만기 1년 이하 은행채 비중이 작년 1분기 말 68.3%에서 올해 1분기 말 51.4%까지 낮아졌다.

급격히 자금을 조달할 경우 만기 쏠림 리스크도 상존하기 때문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때 이를 다변화하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이 풀리고 고금리 정기예금도 만기를 맞은 만큼 올해가 조달 만기를 다변화할 수 있는 적기인 셈이다.

한 은행권 리스크 담당자는 "SVB의 뱅크런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땐 건전성 악화와 이에 따른 유동성 이탈을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며 "시장 상황이 언제 또 급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대출은 물론 조달까지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sylee3@yna.co.kr

이수용

이수용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