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완전자본잠식 돌입…올해 이익 개선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명품 커머스 플랫폼 1세대 스타트업에 대한 모험자본의 투자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명품 커머스 1세대 플랫폼 3대장으로 불리는 일명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이 모두 침체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3개 명품 커머스 플랫폼 업체 중 규모가 가장 큰 발란의 경우 초기 투자사의 구주 매각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구주 매각도 미지근한 상황에서 신주 투자 유치가 흥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5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올해 초부터 발란 구주 매각에 나섰지만 아직 원매자를 찾지 못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발란의 초기 투자사다. 2017년 고유 계정을 통해 투자를 단행했다. 매각 대상은 발란 주식 2천128주다. 발란 전체 지분에서 0.4% 물량이다.
구주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발란의 취약한 재무 상황이 꼽힌다. 한때 차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까지 거론됐지만 업계 출혈 경쟁이 심해지면서 내실 성장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에 2022년 약 8천억원까지 거론되던 발란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지난해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3천억원까지 줄었다.
현재 발란은 재무적으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만 1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순손실 379억원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손실을 줄였지만, 재무 불안은 여전하다.
매출원가와 판관비 등을 줄여 손실이 감소했지만, 매출이 축소됐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지난해 매출은 392억원으로 전년 891억원과 비교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매년 결손금도 불어나면서 지난해 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77억3천만원 수준이다.
발란의 불안정한 재무 상황이 이어지면서 외부감사를 맡은 삼도회계법인에서도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계속기업 관련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삼도회계법인은 지난해 발란 감사보고서에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기술했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하고 있으며, 총부채가 총자산을 초과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명품 커머스 플랫폼 1세대 기업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시장에 나온 구주라도 선뜻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며 "1세대 중 규모가 가장 큰 발란뿐 아니라 트렌비와 머스트잇을 바라보는 시선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올해 발란은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엔 창사 이후 첫 월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전열을 가다듬고 신주 투자 유치에도 나선 상황이다. 이를 위해 최근 LX판토스와 카카오, 와디즈를 거친 박세익 씨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박 CFO 영입을 계기로 투자 유치뿐 아니라 상장 작업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최근 벤처캐피탈업계가 이익을 내지 못하는 플랫폼 기업 투자에 보수적인 데다 구주 거래도 미지근한 분위기인 만큼, 신주 투자 유치가 원활히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벤처캐피탈업계 중론이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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