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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PF 채무인수 본격화…금호·범양건영·남광토건 줄줄이

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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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관에서 열린 금감원 주최 부동산PF 연착륙 간담회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방안을 제시하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부동산 PF 채무인수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우발채무로 분류돼온 책임준공 약정 방식의 신용공여에서 채무인수 사례가 늘어나는 등 중견 건설사를 중심으로 위험의 크기를 늘려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됐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건설사들의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채무인수 결정 공시는 5건에 달했다.

지난해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채무 인수 사례가 5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수준에 도달했다.

책임준공이란 사업 주체인 시행사가 공사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더라도 시공사가 약정기간 내 건축물을 완공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시공사의 신용공여 방식 중에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연대보증, 채무인수 등 직접적인 형태의 신용공여와 달리 책임의 범위가 제한적인 까닭에 위험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널리 활용됐다.

그러나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사업 진행이 지연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책임준공 위험도 현실화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여기에 대주단이 책임준공 발동 시 시행사의 채무를 시공사가 인수하는 채무인수 약정을 내거는 사례도 종종 있어 시공사의 허리가 휘청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금호건설이 경기도 수원시 오피스텔 신축사업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PF 대출 612억의 채무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동양도 같은 달에 충북 금왕 물류센터 개발사업과 관련해 책임준공 기한 준수가 어려워 1천800억원의 채무를 인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까뮤이앤씨도 2월에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라 402억원의 채무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3월에는 범양건영이 서울시 동대문구 오피스텔 신축공사의 책임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322억3천500만원어치의 채무인수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4월에는 GS건설이 부산 강서구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의 책임준공 의무를 지키지 못해 1천312억원의 채무를 인수했다.

이들 건설사는 사업장의 공사비를 시행사로부터 지급받지 못해 자체 조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시행사의 부채까지 인수하게 돼 재무적 위험이 한층 가중됐다.

최근에는 기존의 연대보증 등 직접적인 형태의 신용공여 방식에서도 채무인수건이 나오면서 건설사들의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이달 4일 남광토건은 문경 모전동 주상복합 신축공사와 관련해 시행사의 PF대출 이자 연체로 인한 기한이익상실 사유 발생으로 연대 보증한 회사가 69억원의 채무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날 파주시 와동동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 신축 사업과 관련해서도 연대 보증한 시행사의 미상환 PF 대출 원리금 175억원에 대한 채무를 인수했다고 수정 공시했다.

남광토건은 지난해 9월 해당 공사 시행사 대출금에 대한 연대보증을 결정했고, 시행사가 PF대출 원금을 미상환하면서 연대보증에 따른 채무인수 의무가 발생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주요 11개 건설사(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디엘이앤씨, KCC건설, 에스케이에코플랜트, 코오롱글로벌, 에이치엘디앤아이한라)들의 지난해 말 기준 책임준공약정액만 대략 61조원에 달한다.

나이스신평은 이들 책임준공약정 현장의 도급사업에 32.2%가 공정 지연 상태에 있는 점을 고려, 잠재적 손실 규모를 추정한 결과 우발채무 현실화액은 9천억원, 공사비 미회수 2조9천억원으로 총 3조8천억원을 잠재적 손실예상액으로 추정했다.

다올 투자증권의 박영도 애널리스트는 "책임준공 방식의 신용공여는 금융위기 당시에는 없었던 것으로 최근 사이클에서 새롭게 등장한 방식"이라며 문제는 "중소형사들은 책준의 위험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약정을 체결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채권을 인수할 여력이 없는 건설사들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나오는 채무인수건은 상대적으로 채무 인수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 중대형 건설사들의 사례"라며 게다가 "지난해부터 최근 나오는 것은 2020년~2021년에 착공한 것으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싸서 분양이 잘됐던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앞으로는 2021년~2022년에 분양했던 물건들로 상대적으로 분양이 잘 안됐던 것이라 내년에는 상황이 더 안 좋을 것"이라며 더구나 "공사비 등 인력 수급이든, 공사 지연의 요소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여 책준 PF 채무인수건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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