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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의 채권분석] 추락하는 건 날개가 있다

2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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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 고용지표를 소화하며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 거래일 미국 2년 국채 금리는 16.30bp 올라 4.8970%, 10년 금리는 14.70bp 상승해 4.4390%를 나타냈다.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가파른 약세가 촉발됐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비농업 고용은 27만2천명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9만명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주말 간 지표를 차분하게 돌아볼 여유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 채권시장 약세는 뉴욕 대비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전문가는 고용시장이 그래도 식고 있단 평가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날 예정된 국고 3년 입찰도 우호적 재료다. 비경쟁 인수 옵션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려 입찰이 강하게 되면 약세 압력은 일부 상쇄될 수 있다. 미국 CPI와 FOMC 불확실성이 상존한 상황에서 비경쟁인수 옵션은 매력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수급상 국고채 대량 만기가 이날 도래하는 점도 강세 재료로 볼 수 있다.

올해 인하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 중간 점과 중단기물의 적정 금리가 어느 정도일지 고민하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밤 공개되는 미국 5월 고용추세지수도 주목할 재료다. 4월에 이어 하락세를 확인한다면 고용보고서 호조에 커진 우려는 일부 완화할 수 있다.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수와 고용추세지수 흐름, 고용추세지수는 하락세 지속

콘퍼런스보드

◇ 15bp 내린 국고 3년 금리…"과한 것은 되돌린다"

큰 그림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현재 기준금리가 긴축적이란 평가에 반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금리가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인플레가 둔화하자 실질 금리는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문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고 디스인플레가 더디단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방향이든 시장이 과하게 가면 되돌림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개별 경제 지표 발표를 독립적 사건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셈이다.

행동재무학에서는 과거 사건이 미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을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라 말한다.

일례로 동전 던지기를 할 때 앞에 앞면이 나왔으니 이번엔 뒷면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방식이다. 실제론 독립 사건이라 앞의 결과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지표 발표만 보면 이것 역시 독립 사건이다. 다만 이에 따른 시장 움직임까지 고려하면 독립 사건으로 보긴 어려울 수 있다.

강세 재료에 많이 떠밀려간 상황에선 반대 재료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울고 싶을 때 뺨을 맞는 격'이다. '도박사의 오류'가 평균 수렴이란 나름 타당한 팩터(요인)로 작용하는 셈이다.

돌이켜보면 미국 제조업 PMI 둔화와 호조를 보인 미국 고용지표 모두 큰 그림에서 시장을 크게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반대 방향으로 쏠림이 큰 움직임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PMI가 나오기 전엔 미국 콘퍼런스보드의 선행지수가 개선되면서 채권시장이 크게 약해진 상황이었다. 이때 제조업 PMI가 강세로 돌아설 명분을 제공한 셈이다.

이번 고용지표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미국 제조업 PMI에다 유럽중앙은행과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등 강세 재료가 맞물렸다.

다만 예고됐던 강세 재료가 소진됨에 따라 반대 방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 미국 고용지표가 유독 약세 재료로 파괴력을 떨친 배경이다.

이날은 통화정책 차별화 기대를 노린 외국인 수요 유입이 지속될지 FOMC를 앞두고 포지션을 줄일지에 따라 약세 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한국은행 창립기념사와 FOMC 결과(13일 새벽) 등 통화정책 이벤트를 앞둔 점은 시장이 크게 밀리지 않을 이유로 볼 수 있다. 국고 3년 기준 대략 3.3%대 중후반대 수준에서 방어선이 형성될 수 있다.

국고채 수익률곡선 추이

연합인포맥스

◇ 美 고용 보고서, '양'에 놀라고 '질'에 안도

미국 고용지표가 충격을 준 것은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10만명(19만명) 예상하는 상황에서 실제 수치는 27만2천명을 나타냈다. 향후 수치가 하향 조정될 것을 감안해도 큰 규모다.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업종뿐만 아니라 비민감 업종까지 고르게 증가하며 4월 둔화세가 일시적이란 평가에 힘을 실었다.

눈길을 끌었던 건 임금 상승률이다. 수급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괏값이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도 전월 대비 0.4% 올라 시장 전망(0.3%)을 웃돌았다.

총 민간 부문 임금 증가율도 전월 대비 0.6% 수준으로 반등했다. 지난 2023년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조사 결과만 보면 약세 해석에 이견이 없는 셈이다.

다만 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고용지표 중 가계조사에서 실업률

은 4.0%로 올랐다. 정확한 수치는 3.964%였다.

5월 가계조사 상 고용은 40만8천명 감소했다. 기업조사에서 27만2천명 늘어난 것과 크게 차이가 있는 셈이다. 다만 통계상 성격 차이를 조정해 3개월 평균으로 보면 두 수치가 수렴하는 양상이란 평가도 나온다. 그간 흐름을 고려하면 5월 가계조사 상 고용 추이가 유별나진 않았단 의미다.

기업조사에서 나오는 신규 고용 숫자엔 파트 타임 일자리가 포함된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취업자도 함께 집계된다. 이 때문에 비농업 부문 헤드라인 수치가 제시하는 것보단 실제 고용시장 상황이 견조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가계 조사와 기업 조사 간 고용 추이가 엇갈리는 것을 두고선 이민 영향이란 평가도 제기된다. 노무라증권은 가파른 이민 증가가 기업조사에서 포착되는 반면 가계조사에선 나타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의 수요자인 기업과 공급자인 가계 중 어느 쪽 시선에 더욱 무게를 두는지에 따라 해석이 엇갈리는 셈이다.

다만 인플레가 여전히 목표 대비 높은 상황에서 고용지표 악화 조짐이 뚜렷하지 않다면 연준은 인내심을 보이는 게 더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기업이 고용을 늘린다는 것은 경제 엔진이 잘 돌아간다는 신호로 볼 수 있어서다. 인플레는 내외 국민을 가리지 않고 현재로선 고용시장에서 오는 하방 압력이 제한적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모멘텀에 기대를 거는 시각도 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로젠버그의 대표는 지난해 실업자 수의 증가세(전년 대비 8.8%)가 취업자수(Payrolls) 증가세(1.8%)를 다섯배 넘게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연준도 고용시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6월 FOMC 점도표에서 올해 연방기금금리의 중간값이 5.0% 부근을 나타낼지 5.25%까지 물러설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간값이 5.0% 선에 걸쳐진다면 연내 한 차례 인하를 반영한 시장은 안도할 수 있다.

이보다 앞서 공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에 부합할지가 관건이다. 시장에선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3% 수준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수준이면 디스인플레가 진전 중이란 평가엔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CPI는 한국 시각으로 12일 밤 공개된다. (금융시장부 기자)

비농업 신규취업자 수 부문별 기여도

노무라증권 등

특성 조정한 가계조사결과(적색선)와 비농업고용(진한 흑색) 추이

노무라증권

3월 FOMC 점도표 중 연방기금금리 전망치

FOMC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에 반영된 인하 기대(연내 한차례 반영)

CME 페드워치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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