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인포맥스 촬영]
건설수주 2년 연속 감소·투자도 부진할 듯
전세가 3.0%↑ 예상…매매가 끌어올리긴 역부족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올해 건설 수주는 10%가량 줄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도 1% 이상 줄어 건설 산업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건산연은 11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2022년 건설 수주는 229조7천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경신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건설 수주는 전년대비 17.4% 감소하며 200조원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에도 건설 수주는 지난해보다 10.4% 줄어든 170조2천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민간 수주가 반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건산연의 이지혜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 및 건설금융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며, 건설기업은 유동성 및 재무안정성 관리, 기술 투자를 통한 중장기적 경쟁력 제고 방안 모색,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국내 건설투자도 302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건산연은 2022년~2023년 건축 착공이 감소한 가운데, 올해도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공사의 부진이 지속돼 건설 투자가 하반기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 제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 제공]
부동산 시장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은 올해 1.8%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 가격은 0.5% 하락했다. 이는 하반기에 주택 매매가가 1.3% 추가 하락해 하반기로 갈수록 매매가 낙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2024년 남은 기간 운영 가능한 매매 관련 정책 금융(신생아 특례대출)의 잔액이 적은 편이고 은행 대출 마진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 가능 폭이 작아 (매매가) 하락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정책 유인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추가로 영향을 미칠 정책은 제한되며 정부의 유도대로 사업성이 부족한 지방 사업장이 정리된다면 중소형 건설사들은 매우 힘든 하반기를 보내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전세가는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전세가 상승에 따른 매매가 상승 기대가 매매가의 낙폭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국 전세가격은 지난 4월까지 0.2% 올랐으며 앞으로 남은 기간 2.8% 추가 상승해 연간으로는 3.0% 오를 것으로 건산연은 전망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4월까지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소폭 빠른 속도로 하락하며 상승세가 지속됐다"며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매매 수요 축소로 인한 수요 유입과 연간 입주 물량이 2023년에 비해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점에서 전세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전 집값 하락을 이끌었던 거시경제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현실화하지 않은 금리 인하 등 시장 움직임을 미리 예견하기보다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분양 물량은 26만호로 작년 19만2천호에 비해 큰 폭 증가하겠지만, 이는 지난해부터 분양 물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며, 올해 분양 물량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주택 인허가 물량은 37만호에 그쳐 지난해 42만9천호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 제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 제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 제공]
세미나 후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매매가는 하락하고, 전세가는 오를 것이라는 건산연의 현 전망에 대해 엇갈린 진단도 나왔다.
조현욱 송도랜드마크시티 개발사업본부장은 "민간에 대한 공급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 이러한 가설이 제대로 굴러갈지 의문이다"라며 "지금은 공급이 전혀 없어 2년 뒤에 가격이 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주택 시장과 관련해 "앞으로 주택 시장에 금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택구입시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금리가 내년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둔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건설에 대한 투자가 계속 늘어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태황 명지대학교 교수는 "정책적 판단으로 건설에 대한 정책 부양도 약화할 것"이라며 "건설업의 부가가치가 줄어들고 있고, 인구 감소가 현실화되면 건설경기, 발주, 물량이 구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PF의 연착륙으로 당분간 건설 경기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하서진 하나금융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부동산 PF와 관련해 사업성이 부족한 곳은 정리되면서 하반기에도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그동안 만기연장 등으로 상황을 지연시켜왔던 부실 사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진 국토부 건설정책과장은 업계에서 어려움으로 지적해온 "공사비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물가 반영 등 적정 공사비를 위해 단가를 현실화할 수 있는지에 대해 용역을 진행해 논의하고 있다"라며 "하반기에는 순차적으로 현실화 방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또한 "금융에서는 부동산 PF로 돈맥경화가 나타나고 있어 부동산 PF의 연착륙이 불가피하다"라며 "일률적인 기준을 정해 사업장을 정리하고 사후관리까지 진행하는 PF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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