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화재 사태에 이중화·재난 대응 등 안정성 극대화
사람 속에 녹아든 IDC, 지역 상생·친환경 방점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안, 사람에게 둘러싸인 데이터센터.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은 외딴곳에 자리 잡은 통상적인 데이터센터와 달리 활기가 가득한 대학 캠퍼스에 위치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안산의 특이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데이터센터 입구 한쪽을 지키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지나 운영동 건물로 들어서면 지역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포근한 공간이 펼쳐진다.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을 줄이고자 도시 외곽에 자리를 잡는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와 대조적이다. 카카오가 강조하는 '연결'이 첫 자체 데이터센터에도 녹아있는 모습이다.
출처 : 카카오
◇서비스도 공간도 '진짜' 인프라로…안정성 최우선
지난 11일 카카오는 '프레스 밋업' 행사를 열고 첫 자체 데이터센터인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공개했다.
연면적 4만7천378㎡의 하이퍼스케일(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규모로, 총 12만 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준공해 올해 1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데이터센터 안산은 부지선정 단계부터 지역과의 상생을 고민했다. 단순한 토지 임차를 넘어, 대학·지역과 함께하는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각오였다.
보안이 중요한 데이터센터 특성상 외부인의 출입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카카오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외부인에게 개방된 운영동과 보안 시설 등이 자리한 전산동으로 나눴다. 외부인이 이용할 수 있는 운영동 1층과 2층을 지나 두 건물을 잇는 튜브 게이트를 지나야만 전산동으로 이동할 수 있다. 운영동 역시 3~6층은 업무 공간으로 설정했다.
전산동에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카카오의 고민이 한껏 담겨있다. 1층 발전실에는 전력 공급 중단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12대의 발전기를 뒀다. 7천3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용량으로, 12시간 연속 가동이 가능하다.
출처 : 카카오
2층 배터리실에는 카카오만의 기술력이 한껏 드러났다. 카카오에서 자체 개발한 4단계 화재 대응 시스템으로 화재 사고로 인한 리스크를 낮췄다. 배터리 전원 차단과 방염천, 소화 약제 및 냉각수 분사, 소방서와의 연계로 이어지는 해당 시스템은 현재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카카오가 무엇보다 강조한 건 전 시스템의 이중화다. 전기 공급과 통신 제공은 물론 냉수 공급망 등 운영 설비 전반을 이중화해 24시간 무중단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
"이것도 이중화했냐"는 말을 자주 들었다는 데에서 확인할 수 있듯 안정성을 높이는 데에는 어떤 타협이나 양보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가 안정성에 더욱 집중한 건 2022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의 영향이 컸다.
정신아 대표는 "저희에겐 트라우마와 같은 뼈아픈 경험이었지만 업계 전반에 장애가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철저한 원인 분석과 규명에 나섰다"며 "당시 데이터센터 안산을 건설 중이었던 터라 국내 어떤 기업보다도 데이터 안정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보완하고 고민하면서 결과물을 냈다"고 말했다.
◇외형보다 내실, 친환경 더해…제2 IDC도 추진
데이터센터 안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건물 외벽을 둘러싸고 있는 태양광 패널이다. "외형보다는 내실에 집중했다"는 설명에서도 드러나듯 카카오는 데이터센터의 친환경 효과를 높이는 데에 집중했다.
건물 외벽은 물론 옥상에도 태양열 패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모두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출처 : 카카오
데이터센터는 운영을 위해 막대한 전기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과열된 서버를 식히는 데 쓰이는 물의 양 또한 상당하다.
카카오는 외기를 활용하는 프리쿨링(free cooling)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이는 냉각기 시스템을 계절 변화에 맞춰 3가지 모드로 운전하게 하는 것으로, 온도가 뜨겁지 않은 날에는 물을 쓰지 않는 공랭식 냉동기가 활용된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규모 대비 2% 수준의 물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데이터센터 안산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허명주 DC&Network 성과리더는 "데이터센터 안산에는 만여대 이상의 서버가 들어가 있고 지금도 계속 들어오는 중"이라며 "판교 화재 이후 서비스 다중화에 신경 쓰면서 파편화된 것들을 안산과 하남 IDC에 옮기기 위해 오픈했으나 안산은 서버가 10% 수준밖에 안 들어와 좀 더 있어야 수치적인 효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카카오의 설비투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제2 IDC 설립을 준비하면서 인공지능(AI)·빅데이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고우찬 인프라기술 성과리더는 "두 번째 데이터센터는 부지 선정 및 어떻게 지을지 등을 기획 중인 단계"라며 "앞으로는 AI와 빅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고집적 서버 활용이 중요한 만큼 자체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면서 카카오 서비스를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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