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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사람들] '가치투자 3.0' 아담 시셀 "삼전·하이닉스보다 네이버"

24.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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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해자 갖춘 빅테크 주목"

"가치투자, 워런 버핏보다 진화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기술주 투자와 가치주 투자가 '물과 기름' 같던 때가 있었다. 테크기업의 미래를 낙관하는 투자자는 가치투자를 유물로 치부했고, 가치투자자는 전통적인 투자지표를 근거로 테크 버블을 경고했다.

뉴욕 금융가에서 활동하는 아담 시셀은 스스로를 '새로운 가치투자자'라고 부르는 빅테크 투자자다.

그의 커리어는 빅테크처럼 변혁의 연속이다. 아이비리그로 불리는 미국 8대 명문대 중 하나인 다트머스대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기자로 일했다가 1995년부터 월가로 진출해 애널리스트로 변신했다.

샌퍼드번스타인·배런캐피털 등을 거친 뒤 설립한 그래비티캐피털(Gravity Capital)에서는 고액자산가와 기관을 대리하는 가치투자자로 거듭났다.

시셀은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과 후계자인 워런 버핏의 원칙을 충실히 따르며 구경제(Old Economy) 기업에 집중했다. 하지만 테크주가 시장을 지배하자 그는 기존의 가치투자를 비판적으로 고찰했고, 디지털 시대의 가치투자를 논하는 저서 '돈은 빅테크로 흐른다(Where the Money is)'를 출간했다.

가치투자 3.0 세대를 위한 책을 낸 아담 시셀 그래비티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는 생각을 바꾼 가치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시장이 틀린 게 아니라 구세대 가치투자에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시셀이 한국 증시에서 주목하는 종목은 네이버·쿠팡·카카오 등이다. "왜 네이버에 대해 더 물어보진 않냐"며 재촉한 그는 네이버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네이버는 워런 버핏이 말하는 경제적 해자를 갖춘 테크기업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시셀은 "네이버는 한국 검색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구글은 30% 정도"라며 "중국·북한·러시아를 뺀 전 세계를 구글이 휩쓸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게 흥미롭다"고 했다.

시셀은 네이버를 거북선에 빗대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으로 외세의 침략을 막았듯 네이버가 구글의 침략을 막았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국내 시장에 집중됐다는 의견에는 "한국만으로도 완벽하게 좋은 시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며 "아마존의 경우에도 미국 국내 시장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크기업 중 하드웨어 업체는 선호하지 않는다고 시셀은 설명했다. 엔비디아·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시셀은 가치투자자다운 답변을 했다.

"반도체산업에서는 경쟁이 매우 심하다. 역사상 최고의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CEO 중 최고였던 앤디 그로브가 '편집증 환자만이 살아남는다(Only the Paranoid Survive)'라는 책을 썼을 정도다"

산업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며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반도체산업보다는 구글처럼 경제적인 해자를 갖춘 빅테크를 선호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시셀은 인터뷰 중 한국어로 "해자"라는 말을 반복하며 테크기업 중 해자를 갖춘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전통적인 가치투자자처럼 테크기업에 아예 투자하지 않아도 문제지만, 무분별하게 투자해서도 안 된다는 조언이다.

정치·경제·테크 트렌드 등이 빅테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우량한 비즈니스는 결국 잘 된다"고 강조했다. 정권 교체·고금리 환경·신기술 개발 등과는 무관하게 우량한 빅테크라면 견고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한국의 가치투자자에게는 "세상을 둘러보라"고 조언했다. 시셀은 "워런 버핏도 세상이 달라졌기에 존경하는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보다 더 나아갔다"며 "버핏이 그레이엄으로부터 나아갔듯 우리도 버핏보다 진화해야 한다"고 했다.

아담 시셀 제공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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