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면서 주택시장이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월을 달리하며 나오던 위기설도 잠잠합니다. 지역주택시장의 사정은 다릅니다. 대표적인 지역이 대구입니다. 수년째 미분양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좀처럼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낮은 청약률을 보였던 현장은 여전히 지금도 미분양 단지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대형건설사도 중견건설사도 모두 고전하고 있습니다. 입주시기가 다가오면서 미분양은 준공 후 미분양으로 악화할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 현실을 연합인포맥스가 짚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남승표 기자 = 한때 아파트 청약시장을 달구며 건설사들을 유혹했던 대구 주택시장이 싸늘하게 식으면서 실적 악화의 덫으로 변신했다.
대구시가 미분양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 초 신규 주택 사업 승인을 중단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으나 3천여건가량 해소된 이후 정체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입주시기가 점차 다가오면서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으로 이어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13일 연합인포맥스가 대구시가 공개한 미분양단지의 과거 아파트 청약 실적을 분석한 결과, 청약 미달 물량은 9천754호로 올해 4월 기준 미분양주택 규모인 9천667호와 비슷했다.
청약 이후 계약 취소 등으로 미분양 주택이 늘었을 수도 있고 건설사의 판매 등으로 줄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청약미달 자체를 미분양으로 간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건설사별 미분양 물량은 업체의 요청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는 청약 미달 물량이 업체별 미분양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유력한 근거다.
주택사업의 자금흐름은 청약에 따른 계약금, 중도금, 잔금의 순으로 이어진다. 보통 계약금 10~20%, 중도금 50~60%, 잔금 30~40% 정도의 비율로 구성된다.
청약미달은 첫발부터 삐끗하는 셈인데 만약 청약미달이 그대로 준공 후 미분양으로 이어진다면 건설사는 상당한 자금 압박을 받게 된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두자릿 수에 달하는 금융비용까지 물어야 해 수익성까지 훼손될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미분양 아파트 단지 중에서 청약 미달 규모가 1천세대를 웃도는 건설사를 순위별로 정리한 결과, 상위 3개 업체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순으로 나타났다.
청약홈에서 청약률을 확인할 수 있는 2019년 8월 이후 대구의 미분양 물건에 이름을 올린 분양 주택에서 가장 많은 세대를 분양한 곳은 대우건설 3천839세대, 현대건설 2천955세대, GS건설 2천441세대 순이다.
청약 미달 물량은 현대건설이 1천864세대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대우건설 1천707세대, GS건설 1천532세대 순이다.
건설사별 주요 사례를 보면 현대건설은 2022년 7월 대구 남구 대명동에 '힐스테이트 대명센트럴2차'를 분양했으나 일반분양 총 967호 모집에 723호(74.8%)가 미달했다.
이 곳은 현대건설이 2022년 대구에서 처음으로 분양한 단지로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후 첫 모집공고단지라 주목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1차 계약금 1천만원 정약제, 중도금 4~6회차 무이자 혜택을 내걸었으나 완판하지 못해 대구 지역 미분양 우려를 가중했다. 해당 아파트는 2026년 2월에 입주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2022년 2월에 분양한 대구 달서구 본리동에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에 일반 분양한 982세대 중에서 856호가 미달했다. 청약물량 대비 미달률은 87%에 달했다. 해당 아파트는 2026년 3월에 입주할 예정이다.
GS건설은 대구 남구 대명3동에 시공한 '대명자이 그랜드시티'를 2022년 10월에 총 1천482호를 일반 분양했으나 1천350호가 미달했다. 미달률은 91%에 달했다. 해당 아파트는 2026년 4월에 입주할 예정이다.
올해를 포함해 향후 3년간 입주 예정인 단지들의 청약 미달물량 분포를 보면 2024년 767세대, 2025년 3천311세대, 2026년 4천330세대 등이다.
현재 미분양 주택의 분양 시기가 2021년과 2022년에 몰린 점을 고려하면 공사 진행 과정에서 상당한 원가 상승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후분양으로 돌렸던 물량들이 올해부터 분양을 개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건설사들의 대구 미분양 물량 처리는 더욱 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다.
| 순위 | 시공사 | 총분양 | 청약 미달 | 분양 대비 미달률(%) |
|---|---|---|---|---|
| 1 | 현대건설 | 2,955 | (1,864) | 63 |
| 2 | 대우건설 | 3,839 | (1,707) | 44 |
| 3 | GS건설 | 2,441 | (1,532) | 63 |
| 4 | 현대엔지 | 1,518 | (851) | 56 |
| 5 | 신세계건설 | 898 | (727) | 81 |
| 6 | 케이씨씨건설 | 755 | (689) | 91 |
| 7 | 포스코건설 | 967 | (417) | 43 |
| 8 | 롯데건설 | 481 | (352) | 73 |
| 9 | 라인건설 | 759 | (330) | 43 |
| 10 | 효성중공업 | 363 | (273) | 75 |
| 11 | 극동건설 | 142 | (120) | 85 |
| 12 | 태왕이앤씨 | 136 | (101) | 74 |
| 13 | 유니크산업개발 | 207 | (96) | 46 |
| 14 | 현창건설/유성건설 | 99 | (91) | 92 |
| 15 | 한진중공업건설 | 576 | (77) | 13 |
| 16 | 화성산업 | 952 | (68) | 7 |
| 17 | 우방 | 394 | (66) | 17 |
| 18 | 자이에스앤디 | 145 | (63) | 43 |
| 19 | 동부건설 | 245 | (57) | 23 |
| 20 | 금화종합건설 | 60 | (50) | 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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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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