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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으로 본 지방 미분양-③] 잿더미만 남은 불장의 추억

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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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남승표 기자 = 대구 주택시장이 미분양의 대명사로 변모한 데에는 2019년에서 2022년까지 이어졌던 주택시장 활황의 영향이 컸다.

뜨거웠던 분양 열기는 이상 징후에도 건설사의 주택 공급을 멈추지 못하게 만들었고 대구 주택시장에는 전국 미분양 1위라는 오명을 남겼다. 대구시가 2023년 신규 공급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지만 시기가 아쉬웠다.

13일 연합인포맥스가 현재 미분양 물건으로 남아 있는 대구 아파트의 공급 시기를 살펴본 결과 대부분 2021년~2022년에 분양된 단지로 파악됐다.

2021년에 28개, 2022년에 27개 단지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나머지 8개 단지는 2017년~2020년에 분양된 것들이다.

◇ 3년간 계속 오른 대구 아파트 가격에 건설사 공급 집중

대구 아파트 가격은 2022년 초까지도 줄곧 오름세를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4월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86.4를 기록했으나 2022년 1월에는 100.2까지 올랐다. 해당 기간 상승률은 16%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86.7에서 106.3까지 올라 23%가량 상승했다. 그야말로 전국적으로 불장이 계속되던 때다.

가격은 오를 대로 올랐고 공급도 쌓여갔다.

2021년 대구에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은 1만8천936세대로 5대 광역시 중에서 가장 많았다. 2022년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도 8천612세대로 서울의 8천723세대와 맞먹었다. 2022년부터는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과도한 물량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2022년 1월 100.2를 기록했던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3년 1월에 90.1까지 떨어졌다. 해당 기간 하락률은 10%에 달한다. 2021년 막대한 신규 분양 물량에 2022년부터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2022년 12월에 1만3천445호까지 증가했다. 결국 대구시는 2023년 1월 신규 주택건설 사업 승인을 전면 보류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이런 흐름은 현재 대구에서 가장 많은 주택을 분양했던 대우건설의 사례에서도 드러났다.

대우건설은 2020년 7월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1천11세대 규모의 달성 파크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를 분양했다. 6개 평형 654세대가 청약에 나왔고 소형 평형 1개를 제외하고 모두 1순위 마감했다. 무려 1만9천875명이 청약을 넣은 결과였다.

같은 해 12월에 분양한 298세대의 중앙로역 푸르지오 더 센트럴은 5천690명의 청약접수가 몰리면서 4개 평형 모두 1순위 청약마감했다. 최고 경쟁률은 41.92대 1이었다.

고무된 대우건설은 2021년 수성 더팰리스 푸르지오 더샵(1천55세대), 북구청역 푸르지오 에듀포레(499세대), 용계역 푸르지오 아츠베르 1단지(745세대)와 2단지(568세대), 교대역 푸르지오 트레힐즈(662세대), 동대구역 푸르지오 브리센트(794세대) 등 총 4천300여세대를 공급했으나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는 대거 청약미달 물량이 발생하며 적색 경고를 보냈고 이듬해인 2022년 2월 993세대의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 청약에서는 공급물량 982세대에 126건의 청약신청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미분양 완판에 분양 성공 사례 있지만 불확실성 여전

최근 들어서는 건설사들의 미분양 처리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

신세계건설의 '빌리브 헤리티지'는 146가구 중의 121가구가 2년여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된 아파트의 매매가는 최초 분양가 대비 3~5억가량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수분양자들이 시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서는 등 아파트 분양을 둘러싼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대구 동구의 '안심호반써밋 이스텔라'는 호반산업이 2021년 3월에 296호를 일반 분양해 일부 미달 세대(12호)가 나왔던 아파트다. 회사는 올해 초에 할인 분양으로 완판에 성공해 미분양 물건 목록에서 제외됐다.

올해 들어 대구에서는 여섯건의 아파트 청약이 있었다. 대우건설의 반고개역 푸르지오가 첫 출발을 끊었고 HDC현대산업개발의 범어 대구 범어 아이파크로 뒤를 이었다.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황금역 리저브 1, 2단지 두 곳을 분양했고 태왕이앤씨의 동인 태왕아너스 라플란드, 두산건설의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 등이 있다.

두산건설을 제외한 5개 단지는 올해 안에 입주하거나 이미 준공을 마친 후분양단지다. HDC현대산업은 지난 5월 완판을 알렸으나 다른 5곳의 성적은 밝지 않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지난 5월 펴낸 보고서에서 "향후 대구지역 주택시장은 금융시장 상황, 주택매수심리 등에 영향을 받으며 중기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은 대경본부는 "장기적인 시계에서는 주택시장의 회복을 예상할 수 있다"면서 주택인허가 감소, 원가 상승에 따른 신규 주택 공급 제약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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