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형규 기자 = 지난달 말 키움증권과 에프앤가이드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 1호, 2호 공시를 차례로 발표했다. 기업별 자율 형식으로 나온 공시였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 구성요소를 분해해 제시했다는 데 공통점이 있었다. 당국의 바람대로 ROE 분해식 기재가 앞으로의 밸류업 공시 문화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과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는 ROE를 각 구성 요소로 나누어 기재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지표를 분석하고 있다. 통상 ROE는 기업이 주주 자본을 이용해 창출한 이익률을 일컫는다. 이 지표는 순이익률, 총자산회전율, 재무레버리지의 곱으로 도출된다.
공시 자료에 해당 지표를 공개할 땐, 곱해지는 각 항의 수치를 다 언급하기보다는 곱셈의 결과인 ROE만 퍼센트(%) 단위로 기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분해식을 펼쳐보면, 각 항의 분모와 분자 중 매출액과 총자산이 모두 약분되면서 결국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 ROE가 되기 때문이다.
출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해설서
하지만 지난달 2일 열린 밸류업 2차 공동세미나에서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해설서'엔 다소 색다른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는 당시 가이드라인을 내며 "해설서에 너무 얽매이기보다는 기업 스스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내용과 형태로 자율적인 공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주요 재무 지표의 분해식을 활용해 의미 있는 지표들의 결합 형태로 만들어 공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ROE를 구성하는 순이익률, 총자산회전율, 재무레버리지를 각각 공개하게 되면 어떤 요소를 개선함으로써 ROE 증대가 가능할지 파악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요소별 강점과 약점을 진단해 핀포인트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투자자 역시도 세부적인 재무 정보를 접할 수 있고 구체적인 기업별 가치 제고 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일본도 대기업 중심으로 ROE를 분해해 공시함으로써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 전략을 마련한 사례가 많았다"며 "기업 자율에 맡겨진 부분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 이러한 공시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28일 '밸류업 1호 공시'를 내놓은 키움증권은 지표 분석 분량의 일부를 할애해 ROE를 분해하고 요소별 수치를 전부 기재했다. 예컨대 지난해 ROE는 8.1%였는데, 이는 순이익률 3.9%, 자산회전율 0.20, 재무레버리지 10.4로 도출된 값이었다. 이를 통해 2022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자산회전율 및 재무레버리지에선 큰 차이가 없었지만, 대폭 감소한 순이익률이 ROE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출처: 키움증권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키움증권 측 관계자는 "ROE에 대한 구체적 분석을 통해 기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산과 부채를 사용하고 있는지 안내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유의미할 것이라 판단했다"며 "향후 사업 부문별 총자산수익률(ROA)과 자산회전율 등을 기초로 구체적인 계획 및 기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일 두 번째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에프앤가이드도 ROE 분해식을 공시 자료에 기재했다. 특히 주요 비교 기업들의 ROE 구성 요소 수치도 함께 제시해 재무레버리지와 총자산회전율이 비교군 평균에 미달한다는 검토 결과를 공개했다. 실제 매출액순이익률은 비교군 평균보다 3.7%포인트(p) 높았지만, 재무레버리지와 총자산회전율까지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ROE가 비교군 평균보다 6.0%포인트(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에프앤가이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에프앤가이드 측 관계자는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해외 주요 기업들과의 재무 지표 비교를 위해 ROE 분해식을 활용했다"며 "비교군 대비 어떤 지점에서 약점을 가졌는지를 파악함으로써 자산 효율화를 통한 ROE 상승 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hgpark@yna.co.kr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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