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손지현 기자 = 최근 장외 채권시장에서 시세 대비 가격의 괴리가 큰 거래가 반복되면서 시장 참가자들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일반 금융사가 아닌 기업 등 일반 법인 간 거래로 추정되는 가운데 거래 목적을 둘러싸고 세금 문제 등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14일 연합인포맥스 장외채권 건별체결내역(화면번호 4520)에 따르면 지난 12일 산업금융채권(산금21신이0400-0218-2)을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156.8bp 낮은 수준에서 사고파는 거래가 200억 원 규모로 체결됐다.
같은 날 해당 산금채를 두고 동일한 200억 원 규모로 민평금리 대비 0.2bp 높은 수준에서 거래는 한 번 더 이뤄졌다.
결국 동일한 채권을 두고 시장 가격보다 턱없이 낮은 가격에 거래된 이후 정상 가격으로 한 차례 더 거래가 일어난 셈이다.
만일 특정한 거래 주체끼리 서로 다른 가격으로 한 차례씩 거래를 주고받았다면 어느 한쪽은 자본차익(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다.
먼저 A라는 주체가 높은 가격(낮은 금리)에 채권을 B에 매도한다. 이후에 A가 동일한 채권을 낮은 가격(높은 금리)에 매수하면 자본차익을 낼 수 있다.
특히 장외채권의 매매차익이 비과세인 점을 고려하면 기업 간의 세금 회피 목적으로 수익을 이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거래가 발생한 이후 이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별 잔고는 변동이 없었다.
동일한 투자자 그룹 간에 발생한 거래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종목은 은행이 1천400억 원, 기타 법인이 421억 원, 개인이 275억 원 보유하는 등 변화가 없다.
시장 참가자들은 수백억에 달하는 거래 규모를 고려할 때 기타 법인으로 분류된 투자자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거래는 위탁 매매 형식으로 결제일이 T+0(거래일 당일)에 처리됐다.
통상 금융사는 T+1로 결제를 처리하고, 민평 금리보다 두 자릿수 이상 차이가 나는 거래를 체결하면 내부 리스크 차원에서 제재가 이뤄진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가 T+0에 거래된 점을 두고 랩어카운트에서 동일 고객 계좌 간 거래 등의 가능성도 제기했다.
고객의 랩 계좌 만기가 도래했을 때 차환하면 기존 계좌에서 신규 계좌로 입금되는데, 채권이 넘어가면서 T+0으로 매매된다. 이 과정에서 채권이 통상 수준보다 비싸게 넘겨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채권시장의 참가자는 "한 종목에 대해 이상한 레벨에 찍히는 거래가 계속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정상 거래보다 비정상 거래 내역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채권을 한 300억 규모로 계속 회전시키는 것 같다"며 "양도나 증여 같은 목적으로 한쪽으로 매매 손익을 몰아주기 위한 거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참가자는 "민평 대비 10bp 이상 손해를 보는 거래를 하면 따로 사유서를 쓰든 그 이유를 따로 받아서 기록해둬야 한다"라며 "일반 금융사는 아닐 거 같고, 거래한 내역이 남기에 어떤 의도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당 채권의 비슷한 거래는 올해 2월을 제외하고 매달 반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량은 100억 미만으로 여러 차례 이뤄지면서 하루에 1천억 원을 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의 관계자는 "장외 채권시장은 거래 건별로 보지 않고, 시장 전체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연합인포맥스 장외채권 건별체결내역(화면번호 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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