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고려하면 SK㈜ 주식가치에 최 회장 기여분 낮아져"
"재판부, 잘못된 근거로 최 회장을 '자수성가형'으로 판단"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은 "최근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조 단위 재산분할 판단에 영향을 미친 주식가치 산정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견됐다"고 17일 밝혔다.
최 회장 측 법률 대리인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이날 오전 SK 서린사옥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최 회장이 1994년 취득한 대한텔레콤 주식가치 산정에 있어 항소심 재판부가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을 얘기하고 있다. 2024.6.17 ksm7976@yna.co.kr
대한텔레콤(현 SK C&C)은 현재 SK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의 모태가 되는 회사다.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 산정이 현재 SK㈜의 가치를 따지는 근간이 되는 이유다.
이 변호사는 판결의 쟁점인 주식가치 산정이 잘못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내조 기여가 과다하게 계산됐다며, 이를 근거로 SK㈜ 주식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판단한 것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항소심 재판부는 1994년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 가치를 주당 8원, 고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 주당 3만5천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이를 토대로 재판부는 1994년부터 1998년 고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까지와, 이후부터 2009년 SK C&C 상장까지의 회사 가치 증가분을 비교하면서 회사 성장에 대한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 부분을 12배로, 최 회장의 기여 부분을 355배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고 최종현 선대회장 시기 증가분이 125배이고, 최 회장 시기 증가분은 35배가 맞는다고 주장했다.
2007년과 2009년 SK C&C 주식 1주를 각각 20주와 2.5주로 나누는 두 차례 액면분할을 고려하면 1998년 5월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은 주당 100원이 아니라 1천원이라는 것이다.
[출처: SK그룹]
그는 "항소심 재판부는 잘못된 결과치에 근거해 최 회장이 승계상속한 부분을 과소평가하면서 최 회장을 사실상 창업을 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단정했다"며 "치명적 오류를 정정한 후 결론을 다시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SK와 구성원들의 명예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곡해된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일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최 회장은 소송 과정서 최종현 선대회장 생존 시 SK C&C의 가치가 125배 급성장했다는 것을 증거에 근거해 소명했다"며 "(최종현 선대회장 사후의) 가치 증가가 IT 업계 주요 업체와 비교할 때 별 차이가 없다는 것도 소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 판단대로라면 최 회장은 자수성가한 재벌 2세라는 형용모순에 빠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수치만 고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수치 오류를 바탕으로 재판부는 최종현 선대회장 사망시점 이전과 이후에 대한 성장률을 잘못 판단하고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기여도 반대로 판단했다"며 "단순히 숫자를 고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문이 무차별 유출되는 등 잘못된 사실관계가 기정사실처럼 보여 회복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를 바로잡고자 이날 설명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대법원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 변호사는 "대법원이 법률심인 건 맞지만, 증거가 올바른지 아닌지를 본다"며 "증거에 의하지 않고 사실을 인정하면 파기 사유"라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제기가 3심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재산분할 금액이 얼마나 줄어들지에 대해서는 최 회장 재산의 대부분이 최종현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고유재산이라고 보면 1심처럼 따지게 될 것이며, 노 관장이 공동으로 기여한 바가 인정되더라도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분을 빼고 계산해서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이번주 안에 상고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처: SK그룹]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로 1조3천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2년 12월 1심 판결 당시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며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포함한 분할 대상 재산총액 약 4조원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 비율로 분할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SK그룹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등 성장 과정에 과거 정부의 특혜가 있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2심 판결이 나온 즉시 최 회장 측은 "재판이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며 상고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3일 임시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석해 "SK가 성장해온 역사를 부정한 이번 판결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SK와 구성원 모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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