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점유율 늘리는 한투운용 "트렌드 읽는 힘"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성장세가 매섭다. 지난해 말 4.89%에 그쳤던 상장지수펀드(ETF) 점유율은 이달 14일 기준 6.47%로 1.58%포인트(p)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순자산은 5조9천179억원에서 9조6천754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ETF 시장에서 6개월 새 이만큼 덩치를 키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개발·운용을 진두지휘하는 남용수 ETF운용본부장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ACE ETF'가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ETF 시장의 트렌드를 빠르게 읽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경쟁력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 순자산 9조원 돌파…"빅테크로 ETF 라인업 재편"
남 본부장은 1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트렌드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라 ETF 구조가 살짝 다르거나 수익률이 좋으면 바로 해당 상품으로 머니무브가 일어난다"며 "ETF 개발 전 설문조사 등을 통해 시장 현황과 고객 수요를 먼저 파악한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월(3조3천949억원)과 비교하면 회사의 ETF 순자산은 6조원 상당 늘었는데 6조원 중 60%는 최근 2년 내 상장한 ETF에서 자금이 유입됐다"며 "적시성에 맞춘 상품을 꾸준히 선보인 것이 ETF 성장의 주요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ETF 트렌드는 바로 '빅테크'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미국의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크게 뛰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빅테크에 쏠린 상황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빅테크 상승 흐름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빅테크에 집중 투자하는 ETF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이달 11일에는 미국의 빅테크 대표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애플의 밸류체인(가치사슬)에 각각 투자하는 ETF 4종을 액티브형으로 출시해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남 본부장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고 장기투자할 만한 빅테크 종목을 찾아 ETF 라인업을 재편했다"며 "특히 AI 산업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ACE ETF 1조3천55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는데, 개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2개가 빅테크 관련 상품이었다.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를 1천195억원 가장 많이 사들였고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1천28억원 순매수했다.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ACE 미국나스닥100'에도 1천342억원의 순매수가 몰렸다.
수익률도 견조하다. 연합인포맥스 ETF 기간등락(화면번호 7107)에 따르면 연초 이후 수익률(14일 기준·토탈리턴) 상위 15개 종목 중 ACE ETF 5개가 이름을 올렸고 이 중 4개가 모두 빅테크 ETF로 나타났다.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7.33%로 전체 수익률 1위에 올랐다.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62.89%(5위), 'ACE AI반도체포커스'는 55.97%(9위),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는 46.47%(13위)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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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새로운 인출기 투자용 상품 출시"
퀀트운용역 출신인 남 본부장은 한화자산운용, DGB자산운용 등을 거쳐 지난해 1월 한국투자신탁운용에 합류했다.
2017년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의 창립 멤버로 부대표까지 역임했던 그는 다년간의 퀀트운용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남 본부장은 "회사 창립 당시 헤지펀드를 2년간 운용하면서 커버한 국가만 38개국에 이른다"며 "다양한 자산군을 다뤄보면서 쌓은 경험이 ETF 운용에도 좋은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가장 공들인 ETF 상품은 지난 4월 선보인 '미국주식 15%프리미엄분배' 시리즈다.
이 상품은 연간 목표 분배율 15%을 달성하기 위해 제로데이트(0DTE) 외가격(OTM) 1% 옵션을 활용한다. 국내에서 제로데이트 옵션을 활용해 커버드콜 ETF를 출시한 운용사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처음이다.
남 본부장은 "미국 시장에서 초단기 옵션을 활용한 ETF가 2023년 11월에 나온 뒤 곧바로 론칭을 준비했다. 해당 ETF를 준비하는 데만 4개월이 걸렸다"며 "국내에서 제로데이트 옵션을 활용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콘퍼런스콜도 많이 진행했고 심지어 해당 상품이 생소한 유동성공급자(LP)들을 위해 헤지하는 방법까지 설명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기가 24시간 이내에 도래하는 0DTE 옵션과 시장 성과를 일정 부분 추종할 수 있는 OTM 옵션을 통해 연간 목표 분배율을 높였다"며 "설계가 복잡하면 상품 설명이 어려워지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아이디어를 밀고 나갔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노력 덕분일까. 15%프리미엄분배 시리즈 중 'ACE 미국반도체 15%프리미엄분배(합성)'와 'ACE 미국빅테크+ 15%프리미엄분배(합성)' ETF는 14일 기준 최근 1개월 수익률에서 각각 14.58%, 13.37%를 기록하며 수익률 상위 1·2위를 차지했다. 'ACE 미국500 15%프리미엄분배(합성)' ETF(2.84%)도 수익률 5위에 자리했다.
남 본부장은 올해 하반기 기존의 인출기 투자용 ETF인 만기자동연장 회사채, 15%프리미엄분배 시리즈에 이은 새로운 인출기 투자용 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월 배당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를 확인한 만큼 투자자들에게 일정한 현금흐름을 지급하기 위한 운용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남 본부장은 "과거에는 ETF를 차익거래 수단으로 봤다면 지금은 펀드처럼 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자하는 투자 수요가 크다"며 "결국은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수요를 만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제공]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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