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형규 기자 = 한 상장지수펀드(ETF)가 단 3주 거래로 상한가까지 치솟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연합인포맥스 ETF 현재가(화면번호 7100)에 따르면 오전 9시 3분 기준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파워 코스피100 ETF는 0.58% 오른 2만8천560원에 거래 중이다. ETF 시장가격과 ETF 투자 대상 자산의 순자산가치(iNAV) 차이를 비율로 표시한 괴리율도 마이너스 0.3%대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4일에 이 ETF는 3주 상한가 매수 주문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괴리율은 무려 29.69%. 이례적인 괴리가 발생한 다음 거래일인 17일, 해당 종목은 23.49% 급락했고 괴리율도 다시 마이너스(-) 0.1%대로 제자리를 찾았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2거래일 전인 14일, 해당 종목은 30% 상승으로 거래를 마감하며 운용사별 ETF 중 가장 큰 오름세를 보였다. 괴리율 역시 상승 폭에 맞먹는 수치로 나타났다. 기초 자산의 순자산가치가 2만8천614원이었던 반면, ETF의 시장가격은 3만7천115원에 거래를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 종목이 코스피100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우량한 구성 종목의 변동성이 전체 ETF 가격 상승을 견인했을 것이라 보긴 힘들다.
이러한 괴리율 발생의 배경엔 누군가의 3주 상한가 지정 매수 주문이 있었다. 해당 종목의 수급 현황을 살펴보면, 14일 오후 3시 19분 59초까지는 큰 변동 없이 주가가 2만8천550원에 형성됐다. 그러나 동시호가 시간 직후인 오후 3시 32분 31초가 되자 상한가 3만7천115원에 3주가 체결됐다. 이렇게 상한가에 종가가 형성된 후 시외 매매 시간 동안에도 해당 가격에 매수가 이어졌다.
출처: 삼성증권
통상 지정가 매수 호가를 상한가에 거는 일은 매우 드물다. 작은 확률이지만 저가 매수 혹은 고가 매도를 위해 하한가 매수나 상한가 매도 주문을 넣어놓는 경우는 종종 있다. 그러나 특정 종목의 물량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지 않는 이상 상한가에 매수 주문을 하는 일은 많지 않다.
이날 결국 이 3주의 상한가 지정 매수 주문이 동시호가 시간 중 큰 양의 괴리를 만들면서 수급 측면에서의 왜곡을 야기했다. 실제 이 3주의 매수 주문 중 1주는 유동성공급자(LP)가 낸 호가에, 나머지 2주는 또 다른 누군가가 걸어놓은 상한가 매도 호가에 체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량이 많고 호가가 두꺼운 종목의 경우 이러한 비정상적 매수 호가가 있더라도 직전 체결가와 근접한 가격에 거래될 수 있으나, 이 종목은 평소 거래량도 적고 호가도 풍부하지 않아 큰 변동 폭이 발생한 것이다. 급등 전 최근 한 달간 이 ETF의 거래량은 하루 평균 70주 남짓에 불과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보통 직전 체결가보다 예상 체결가가 많이 벌어지면 랜덤엔드(단일가 매매 임의종료 제도)가 발동돼서 정상적인 가격으로 회복이 될 시간이 주어진다"며 "하지만 이 종목의 경우 호가가 워낙 없어 2분 정도 기다리다가 오후 3시 32분에 3주의 매수 호가가 체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한가 매수 주문의 자세한 내막이나 배경은 파악할 수 없지만 비정상적인 호가인 것은 맞다"며 "이런 식으로 주가 변동 폭이 커지는 것은 매우 드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악사자산운용 관계자 역시도 "펀드 규모 자체가 굉장히 작고 당시 동시호가 시간대에 호가도 매우 얇게 형성돼있었다"며 "거래량이 없는 ETF 종목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날 시외 매매 때 상한가에 이 종목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괴리가 발생했더라도 유동성 호가가 다시 원활히 공급되면 ETF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투자 대상 자산의 순자산가치에 비해 크게 벌어진 ETF 주가를 유의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파워 코스피100은 상한가로의 급등 직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에 의해 ETF 투자유의 종목으로 적출됐다. 적출일의 다음 거래일로부터 10거래일 이내에 다시 적출되는 경우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 예고될 수 있다. 괴리율이 확대되는 등의 투자유의가 필요한 종목은 차례로 '적출', '지정 예고', '지정' 단계의 절차를 따른다.
hgpark@yna.co.kr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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