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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美 시총 마침내 1위 등극…의미하는 바는

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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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자료사진]

'AI 혁명의 총아' 엔비디아, MS·애플 철옹성에 균열 내나

아마존도 시총 1위는 13일에 불과…지속가능성이 관건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의 총아' 엔비디아(NAS:NVDA)가 마침내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상위 20위 안에도 들지 못했던 엔비디아가 시총 1위 자리까지 파죽지세로 달려온 것은 그만큼 AI 주도로 산업이 빠르게 재편될 것임을 시사한다.

18일(현지시간) 연합인포맥스의 종목 현재가 화면(화면번호 7219번)에 따르면 이날 엔비디아는 전날 대비 3.51% 오른 135.58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시총이 3조3천350억달러에 달하며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증시에서 시총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전날까지 시총 1위였던 마이크로소프트(NAS:MSFT)는 이날 0.45% 하락하면서 시총도 3조3천173억달러로 소폭 감소했고 엔비디아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총 2위였던 애플(NAS:APPL)은 전장 대비 1.10% 하락해 시총이 3조2천859억달러로 줄었다.

◇MS·애플 철옹성에 '균열'

미국 증시 역사에서 엔비디아처럼 단기간에 시총이 급격히 불어난 기업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5년 전만 해도 시총이 상위 2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5년 전인 2019년 6월 말 엔비디아의 주가는 4달러(10 대 1 주식 분할 이후 기준) 안팎에서 거래됐었다. 이날 종가와 비교하면 주가는 30분의 1도 안 됐고 시총은 1천억달러도 안 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재작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인 이후 생성형 AI가 산업 구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엔비디아는 일약 AI 산업의 총아로 떠올랐다. AI 프로그램을 학습하려면 현재로선 엔비디아가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그래픽칩이 필수였기 때문이다.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광풍에 휩싸였다. 작년 6월 처음으로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는 올해 2월 말 시총 2조달러마저 뚫고 올라간 데 이어 불과 3개월여 만인 지난 6월 6일 시총 3조달러마저 돌파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미국 빅테크의 상징 MS와 애플의 성장 속도와 비교해도 엔비디아의 속도는 기이할 정도다.

애플은 지난 2022년 1월 장 중,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시총 3조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작년 7월에는 시총 3조달러 위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MS는 애플을 뒤이어 지난 1월 역사상 두 번째로 시총 3조달러를 돌파했다. 두 회사가 시총 2조달러에서 3조달러에 도달하기까지는 수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엔비디아가 시총 1위에 등극한 것은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1980년대부터 주름잡았던 철옹성 MS와 애플 체제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2001년부터 따져봤을 때 미국 증시에서 시총 1위를 차지했던 기업은 ▲MS ▲애플 ▲제너럴일렉트릭(GE) ▲아마존 ▲엑손모빌까지 다섯 곳에 불과했다. 인터넷 검색의 상징과도 같은 구글조차 시총 1위를 차지해본 적은 없다.

이 가운데 GE는 3개 회사로 분할되면서 사실상 주요 무대에서 내려갔고 메이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도 '테크붐' 속에 주연 자리를 뺏겼다.

미국과 유럽의 전자 상거래 시장을 장악하며 '메가 테크'로 거듭나던 아마존마저 시총 1위 자리를 유지한 기간은 단 13거래일에 불과했다. 그만큼 현대 사회에서 MS와 애플의 지배 체제는 공고하다는 뜻이다.

엔비디아가 시총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은 MS와 애플의 철옹성에, 이번에야말로 균열이 일어날지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AI 혁명'이 '인터넷 혁명'과 '모바일 혁명'에서 이어지는 제3차 혁명이라는 관측 속에 엔비디아의 시총 1위 등극은 아마존 때와 결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정 멀티플 무려 52배…정당화될까

1991년에 설립된 엔비디아는 처음 수십년간 주로 게임에 활용되는 그래픽칩을 생산하면서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 사이에서나 유명한 회사였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화폐 시장이 성장하면서 코인 채굴에 그래픽칩이 필수가 되자 또 다른 도약기를 맞이하게 됐고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확장도 엔비디아에 기회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엔비디아를 미국 증시 시총 1위로 이끈 기회는 AI 혁명이다. 빅테크들이 AI 시장에 뛰어들면서 엔비디아의 시총은 5조달러까지 갈 수 있는 '과격한 전망'마저 나온다.

로젠블라트 증권의 애널리스트 한스 모세만은 이날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종전 140달러에서 200달러로 올렸다. 이는 월스트리트에서 지금까지 나온 엔비디아 목표가 중 최고치로 시총이 5조달러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엔비디아는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AI칩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가장 최근 분기에 엔비디아의 데이터 센터 사업 수익은 전년 대비 427% 급증한 226억달러에 달해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약 86%나 차지했다.

다만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은 불안 요소다. AI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총 1위까지 단숨에 도달했지만 다른 빅테크들과 비교하면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이 너무 높다는 점이 우려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나스닥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현재 1년 추정 PER이 무려 52배에 달한다. 반면 1년 추정 PER이 MS는 현재 38배, 애플은 33배 정도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A는 23.3배로 엔비디아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지금껏 MS와 애플은 시총 1위라는 프리미엄을 반영해 35배 안팎의 멀티플을 받았지만,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당장은 엔비디아의 멀티플이 너무 높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일단 월가에선 시장 흐름에 맞춰 엔비디아의 현재 멀티플을 용인하는 분위기지만 장기적으로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투자회사 서스케한나의 크리스 롤랜드 분석가는 이날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종전 145달러에서 160달러로 올렸다. 이는 51.5배의 멀티플을 적용한 것이다.

롤랜드는 "엔비디아가 번창하는 시장에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 멀티플이 합당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 보고서에 밝혔다.

jhjin@yna.co.kr

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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