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인공지능(AI) 기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금융, 미디어, 제조업, 서비스업 등 AI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영역은 없을 정도다. 세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AI 시대에 데이터 주권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AI의 밑바탕이 되는 데이터의 주인이 누구이며, 그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지 새로운 질서의 정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세계화 시대가 막을 내리고 국가안보와 보호무역주의 등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시대와 맞물려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의 틱톡 금지법, 네이버를 상대로 한 일본 정부의 라인 야후 지분 매각 압력 등이 대표적 사례다. 데이터는 이제 단순한 정보의 모음이 아니라 국가기간산업 차원의 무기로 덩치가 커졌다고 할 수 있다.
AI의 경쟁력은 데이터에서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이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진국들은 이제 자국의 데이터가 다른 나라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데이터는 국가 차원에서 볼 때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고, 개인 차원에서 볼 때는 개인정보 보안의 문제다. 이 중요한 정보가 다른 나라에서 쓰이는 것을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를 AI 국가주의라고 부른다. 이제 AI 모델을 개발할 때도 외국의 데이터는 배제하고 자기 나라의 데이터로만 한정해야 한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데이터 주권의 개념이 중요해졌다. 한 나라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듯이 국가와 개인이 생성한 데이터 역시 주권이 있으며 이러한 데이터를 언제, 어디서,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 것인지는 국가나 개인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이용이 늘어나면서 데이터를 일부 플랫폼 기업들이 독점하는 현상이 누적돼 왔다. 특히 외국의 플랫폼 기업들이나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자기 나라의 데이터를 사전동의 없이 수집하고 사용하는 것을 막고 그 권리를 국가와 개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데이터 주권에 대한 개념이 생기면서 세계는 이제 무역전쟁 못지않은 총성 없는 데이터 전쟁의 시대를 맞게 됐다. 미국이 중국의 숏폼 플랫폼인 틱톡을 금지한 것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SNS 플랫폼인 왓츠앱과 스레드를 중국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맞대응했다. 유럽연합은 디지털 시장법을 만들어 미국의 플랫폼 기업인 구글과 메타 등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방지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EU는 데이터의 해외 이전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앞으로 데이터 주권을 놓고 무역 보복과 맞먹는 국가 간 갈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로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라인 야후 사태 말고도 우려스러운 요소들이 많다. 특히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한국 상륙에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알리와 테무가 한국에서 대박을 터트린 것은 역설적으로 미국의 틱톡 금지법이 불러일으킨 나비효과라는 분석이 있다. 미국의 틱톡 금지법으로 사업 길이 막힌 알리와 테무가 다른 나라 진출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한국 시장에 들어와 대박이 났다는 것이다. 유해성 논란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리와 테무의 공습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우리나라의 개인정보가 그대로 중국에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직구 플랫폼들이 우리 개인정보를 다루는 데 있어 국내법을 준수하고 있는지, 국내기업만 법을 제대로 지키고 외국 플랫폼들은 감시의 눈에서 벗어나 있는 건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국내 플랫폼들이 해외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연합뉴스경제TV와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가 산업화 시기에 주요 제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폈듯이 국내 플랫폼들이 해외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편집해설위원실장)
틱톡·라인 강제 매각, 왜?… 세계의 데이터 주권 전쟁 | 머니플래닛[https://youtu.be/80o_LdxL_eo]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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