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과정서 경영 안정성 위협될 소송 알리지 않아…주관사도 몰랐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6차례 정정을 통해 '누더기' 증권신고서로 청약을 준비한 이노그리드의 코스닥 상장이 결국 좌초됐다.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에서 발행사 스스로 기업공개(IPO)를 철회한 사례는 많다. 다만 경영 안정성과 관련한 중대 사항을 알리지 않아 상장 심사 효력 자체가 불 인정된 경우는 코스닥 IPO 사상 이노그리드가 처음이다.
19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전일 제10차 시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노그리드의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 승인 결과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노그리드는 시장위원회의 심의가 진행되기 하루 전인 지난 17일 IPO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상장을 준비해왔다.
이노그리드는 이번 효력 불인정 결정에 따라 향후 1년 이내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없다.
코스닥 상장 규정에 따르면, 효력불인정 결정은 상장예비심사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 심사신청서에 기재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한다.
이노그리드는 최대주주 지위분쟁 관련 사항을 심사 당시 알리지 않았다. 6차례에 걸친 증권신고서 정정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회사는 상장 업무를 주관했던 한국투자증권에도 정정 신고서 제출 이전까지 이러한 상황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효력 불인정의 경우, 주관 업무를 맡은 증권사에 페널티를 주는 규정은 없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과거 최대주주였던 법인과 해당 법인의 최대주주 상호간 이노그리드의 발행 주식을 두고 금융회사의 압류 결정과 관련한 분쟁 가능성이 있다.
전 최대주주는 지난 2019년 3월 진행된 이노그리드의 무상감자와 유상증자와 관련해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주장하고 있으며, 지분 매각 역시 본인의 동의 없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노그리드는 증권신고서에서 "위와 같은 사실관계와 관련해 구체적인 법적 분쟁이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내·외부 법률검토를 통해 살펴본 결과 이러한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당사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 최대주주와의 분쟁인 데다, 주식압류명령에 발행 주식이 연관된 만큼 이러한 사실은 상장 심사 과정에서 판단됐어야 할 사안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노그리드는 관련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중요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해 상장예비심사신청서에 해당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다"며 "이로인해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이러한 사실을 심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초유의 효력 불인정 상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상장 심사 과정을 더 꼼꼼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예비심사 승인 이후 효력 불인정으로 인한 시장 혼란의 중대성을 감안해 '거짓 기재 및 중요사항 누락'의 재발 방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1년으로 정해진 상장심사 신청 제한 기간을 3~5년으로 연장하거나, 상장예비심사신청서의 서식을 개정하는 안이 재발 방지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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