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처럼 임원 보상 내용 구체적으로 공시해야"
자본연·고려대 공동 개최 '임원 보상 정책세미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과거 재무성과에 기반해 현금 위주로 지급되는 국내 기업 임원 보상을 주식 기반의 장기 성과급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원 보상의 산정 기준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시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신재용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19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본시장연구원과 고려대 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함께 개최한 '임원 보상의 최근 흐름과 규율 체계 개선 방안'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 임직원 성과급 구조는 운전하는 데 백미러를 보고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신 교수는 대부분 국내 기업의 임원 보수 산정 과정에 주가와 같은 미래지향적 지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기업의 경우 주식 기반의 장기 성과급이 임원 보상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으며, 기준이 되는 총주주수익률(TSR) 등 성과는 S&P 500 지수 등과 비교한 상대 성과를 따져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또 스톡옵션 등 주식 보상의 공정가치를 더해 임원 연봉을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촬영: 김학성]
이어서 발표에 나선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외 주요 기업의 임원 보수 공시를 비교한 뒤 이사 보수 결의에 대한 주주의 권한을 강화하고 보수 산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실제 이사 보수 지급은 대부분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한도의 40~60%에서 이뤄진다"며 "이사 보수 결정 과정에서 주주들의 권한이 얼마나 있는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주총회 한두 달 전에 임원 보수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공시하는 미국, 영국, 일본 등과 비교해 국내 기업은 주주총회가 임박해서야 이를 부실하게 공시하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삼성전자가 주주총회 8일 전에 이사 보수의 판단 기준이 담긴 사업보고서를 공시하는 것과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주주총회 49일 전에 구체적 산정 근거를 포함한 서류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황 연구위원은 이사 보수 한도뿐만 아니라 보수 산정 기준이나 임원에 지급하는 주식 상한 등 구체적 내용을 주주총회 결의 사안으로 하고, 일정 규모 이상 상장사에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보상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채택한 이원화된 '세이온페이(Say on Pay)'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화된 세이온페이는 주주총회에서 미래 보수정책은 구속력 있는 표결을 하고, 과거 보수집행은 권고적 표결을 하는 제도다.
이 교수는 "(주주총회 표결에서) 적당한 반대 비율이 나오면 회사가 압박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세이온페이 제도를 도입할 때 회사에 구체적인 기준을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나현승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지배주주는 어차피 장기 재직 가능성이 높고 지배권 승계 의도가 있기 때문에 주식 보상을 지급할 경우 소액주주와의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재인 한화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전무는 책임경영에 나선 대주주에게 주식 보상을 지급하면 주가와 연동해서 일할 유인이 클 것이라고 반박했다.
남양유업 감사인 심혜섭 변호사는 지난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 취소 소송에서 최근 승소하며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셀프 보수 한도 승인'에 제동을 건 사례를 공유하면서 미등기임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주주가 통제를 가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촬영: 김학성]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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