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계 금융 계열사 전원 참여, 셀프 선발 '무게'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출자사업에 민간LP 계열 벤처캐피탈(VC)이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민간LP가 직접 위탁운용사(GP)를 심사에 참여하는 구조라 계열 VC를 선발할 수 있는 만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출자사업 접수 현황'을 발표했다. 총 40개 조합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초격차 분야에 34개, 세컨더리 분야에 6개 조합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40개 운용사가 요청한 출자액은 8천981억원이다. 이를 통해 1조3천492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중 초격차에는 7천546억원, 세컨더리에는 1천435억원의 출자를 요청했다.
주목할 만한 건 스타트업코리아펀드에 참여한 민간LP 중 계열의 VC 대부분이 출사표를 던졌다는 점이다. 민간 LP 계열 VC가 아닌 금융 계열사로 확대하면 민간 LP 계열에서 보유한 모든 금융사들이 참여했다.
민간 LP 20곳 중 13곳이 직간접적으로 VC를 보유하고 있다. 민간 LP인 효성 계열 3곳(효성·효성중공업·효성티앤씨)이 효성벤처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벤처투자를 계열사로 둔 만큼, 민간 LP 계열 VC는 총 10곳이다.
당초 VC업계에서는 삼성 계열 VC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벤처투자는 대부분 내부 계열사 자금으로만 펀드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벤처투자 대신 또 다른 금융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SBI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공동운용(Co-GP) 형식으로 지원했다. 한화토탈에너지스의 경우 금융 계열사인 한화투자증권이 초격차 분야에 도전장을 던졌다.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 VC 사업도 하는 곳이다.
결국 민간 LP 계열 VC가 전원 출사표를 던질 것이라는 전망은 일치했다. ▲IBK기업은행(IBK벤처투자) ▲KC(케이씨투자파트너스) ▲NPC(엔코어벤처스) ▲삼천리(삼천리인베스트먼트) ▲신성델타테크(L&S벤처캐피탈) ▲종근당홀딩스(CKD창업투자)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벤처스) ▲효성·효성중공업·효성티앤씨(효성벤처스) ▲KB국민은행(KB인베스트먼트) 계열 VC가 모두 제안서를 냈다.
민간LP 계열 VC가 출사표를 던진 분야는 모기업인 LP가 출자하는 분야다. KB인베스트먼트는 모기업인 KB국민은행이 출자하는 세컨더리 분야에 접수했다.
나머지는 모두 초격차 분야에 지원했다. IBK벤처투자의 경우 초격차 분야에 중복 지원했다. 퓨처플레이, 코오롱인베스트먼트와 Co-GP 형태로 출사표를 던졌다.
스타트업코리아펀드는 모태펀드와 민간 LP가 공동으로 심사에 참여한다. 심사 캐스팅보트는 민간 LP다. 모태펀드가 최소한의 자격만 심사한 뒤 최종적으로는 민간 LP의 결정을 반영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민간 LP가 자사의 계열 VC를 GP로 셀프 선발할 수 있는 셈이다.
이번 출자사업의 GP로 선정되면 자연스럽게 공적자금인 모태펀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민간LP가 자사의 금융 계열사를 GP로 셀프 선발하면 공적자금도 자연스럽게 가져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민간 LP 20곳이 공개됐을 당시부터 스타트업코리아펀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출자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민간 LP 계열 VC도 참여할 수 있고 이를 직접 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예상과 일치하게 민간 LP 계열 VC가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출자사업에 지원한 만큼 이같은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는 민간 LP의 VC가 자금을 가져갈 수 있는 사실상의 CVC 펀드로 보고 있다"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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