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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10년 안에 인공지능(AI)의 만 배에 달하는 초인공지능(ASI)을 실현할 것입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주 주주총회에서 한 말은 최근 뉴욕 금융시장을 사로잡은 인공지능 이야기의 방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했다.
그는 인간 뇌의 신경세포처럼 연결된 초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청소나 쇼핑 등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요즘 뉴욕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인공지능 물결에 사로잡혀 있다.
AI 물결을 주도하는 반도체 회사인 엔비디아가 뉴욕증시에서 단숨에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애플, 브로드컴, 어도비 등 AI 테마를 이끈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가 차례로 고공행진을 펼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연준이 금리인하를 하지 않고 있는데도 주가지수가 고공행진을 펼칠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였다.
심지어 주식시장 투자 심리가 엔비디아의 등락에 따라 엇갈릴 정도였다.
AI 열풍이 과거의 닷컴버블처럼 거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앞으로 인간이 살아갈 세상이 바뀐다는 이야기는 금융시장 투자자들에 '변화'에 대한 기대와 뒤처질 수 없다는 불안을 가져다줬다.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 AI에 물어볼 수 있고, 인공지능이 세금 계산은 물론 목욕, 운전, 심지어 전쟁까지 AI가 해 주는 세상이 된다는 이야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만 집중하던 시장에 신선하고 매력적인 소재였다.
인공지능의 새로운 물결에 대한 기대는 비단 주식시장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뉴욕주도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허브를 내걸고 움직이고 있다. 뉴욕주는 지난해 4억 달러 규모의 공공-민간 파트너십인 엠파이어 AI 컨소시엄을 발표했다.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하는 대학들(컬럼비아, 코넬, 뉴욕대학교, 렌슬러 폴리테크닉 연구소(RPI), 뉴욕주립대(SUNY), 뉴욕시립대(CUNY) 등)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뉴욕시를 최첨단 기술 개발의 리더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이 인류 역사의 새로운 챕터를 이끌 것"이라며 뉴욕주가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
뉴욕주는 2025년 회계연도 예산에 2억7천500만달러(약 3천825억원)의 자금으로 향후 10년 동안 버팔로 대학교에 최첨단 인공지능 컴퓨팅 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AI 도입은 뉴욕뿐 아니라 거의 모든 국가에서 거스를 수 없는 경쟁적 흐름이 됐다.
문제는 인공지능 시대에 얼마나 투자가 이뤄질지,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 1월에 블로그에 AI가 전세계 일자리의 약 40%를 대체하거나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선진국 경제는 약 60%의 고용이 AI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신흥시장과 저소득 국가 역시 AI의 영향이 각각 40%, 26% 정도로 나타날 것으로 그는 언급했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지난 4월 연구에서 AI로 인해 수조 달러가 투자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400억달러 규모의 AI 이니셔티브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에서는 상원에서 미국이 중국보다 인공지능 연구를 앞서가기 위해 320억달러의 자금을 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 500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해 미국보다 AI 기술에서 앞서가면 이를 부정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을 누가 먼저 선점하고, 주도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인류의 삶을 바꿀 AI에 대한 기대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서도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AI는 막대한 자금 투자와 생산 증가로 경제를 활성화할 수도 있는 동시에 좀처럼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을 수 있는 변수이기도 하다.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 생산의 구조가 대대적으로 바뀌는 만큼 경제가 계속 지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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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AI로 인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경제 상황인 '골디락스'가 나타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 4월에 내놓은 '생산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인공지능의 영향'을 주제로 한 워킹 페이퍼에서 저자들은 "AI 도입이 골디락스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BIS는 "단기적으로는 AI를 더 많이 사용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돼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AI 관련 수요가 많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해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통화 긴축을 통해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I로 인한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정책 금리는 이미 빠르게 상승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준 당국자도 AI는 생산성에 대한 낙관론을 지지한다고 봤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지난 18일 연설에서 "AI 기술은 근로자와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총공급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킬 잠재력이 있다"며 경제가 둔화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쿠글러 이사는 AI가 전기가 도입되던 때보다 더 빨리 확산될 것으로 봤다. 전기가 확산될 때는 전선과 시설 등을 설치할 필요가 있었는데 AI는 이미 초기에 컴퓨터나 네트워크가 다 상당수 구축돼 있어 속도 면에서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쿠글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예상하는 이유로 ▲가격 인상이 감소하고,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커진 점 ▲명목 임금 상승률 완화 ▲현재의 제약적 통화정책 스탠스 등을 꼽았다.
요즘 같은 상황이라면 인공지능 물결은 조만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서 주요 변수로 성명서 문구에 등장하게 될 수도 있다.
통화정책 면에서 AI는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 될 공산이 크다. 경기가 별로 둔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큰 폭 인하할 경우 이에 따른 정책 효과가 인공지능 확산 붐과 합쳐지면서 경기를 과열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빌 코넬리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포브스지 기고에서 "정책 당국자가 AI의 생산성과 수요 변화를 완벽하게 예상하면 인플레이션은 2%로 유지될 것이고, AI의 생산성을 늦게 인식하면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디플레이션이 될 것이며, 생산성을 너무 기대해 경제에 많은 자극을 더하면 더 큰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연준이 1~3년의 시간 안에 인공지능의 영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정선영 뉴욕특파원)
syjung@yna.co.kr
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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