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속시원히 못 줄이는 국민연금...5년뒤 자산배분 살펴보니 ㅣ 경제온 취재파일 240624[https://youtu.be/qV378MtYcYw]
※ 이 내용은 6월 24일(월)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송하린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정부가 올해 들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당량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늘려서 가격을 떠받쳐주길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이런 기대와는 다르게 정부와 엇박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투자금융부 송하린 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국민연금이 최근에 자산군별로 얼마나 투자할 지 그 비중과 자산별 수익 목표치를 정했다고요.
[송하린 기자]
국민연금은 매년 향후 5년간의 기금 목표수익률과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결정하는데요. 그 회의가 지난달 말 열렸습니다. 이번에는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기준포트폴리오를 반영해서 결정했는데요.
기준포트폴리오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과 같이 단순한 조합으로 표현한 자산 배분체계를 의미합니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해외주식을 100% 위험자산으로, 국내채권을 100% 안전자산으로 취급하는 기준 아래에 모든 자산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율로 표시하게 됩니다.
즉, 지금까지는 국민연금 기금본부 상위 기구인 기금운용본부가 정해주는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자산군만 각 목표 비중 내에서 운용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개념적으로는 금과 코인 등도 기금본부 판단하에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신규 상품이 상시로 등장하는 최근 시장 변화를 더 역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 거죠.
올해 기금위가 정한 기준포트폴리오는 위험자산 65%입니다. 이를 반영해서 정한 향후 5년간 목표수익률은 5.6%입니다.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주식 55% 내외, 채권 3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라고 대략적인 숫자만 대외에 알렸는데요.
연합인포맥스 취재에 따르면 기금위는 향후 5년간 국내 자산을 9.9%포인트 줄이기로 했습니다.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3%, 국내채권 목표 비중을 20.5%로 정했는데요. 이는 올해 3월 말 기준 각각 14.2%와 29.2%보다 1.2%포인트와 8.7%포인트 축소한 수준입니다.
[앵커]
국내주식과 채권 비중을 모두 줄이기로 했군요. 국내 주식투자자들 같은 경우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투자를 늘려주길 바랐을 거 같은데 좀 서운할 거 같기도 합니다. 중기비중 자체는 5년치고 당장 내년부터 어떻게 될지 궁금한데, 바로 내년부터 국내투자를 줄이기 시작하는 겁니까?
[기자]
국민연금은 중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내년 말 목표 비중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를 계산하는데요.
투자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를 최소화하는 국민연금도 내년 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명확하게 밝혔습니다. 국내주식 14.9%, 해외주식 35.9%, 국내채권 26.5%, 해외채권 8.0%, 대체투자 14.7%로 국내자산은 줄이고 해외 및 대체자산을 늘리는 게 골자입니다.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올해 말보다 0.5%포인트, 국내채권은 2.9%포인트 줄인 겁니다. 그 대신 해외주식 비중을 2.9%포인트, 대체투자를 0.5%포인트 늘리기로 했습니다.
[앵커]
겉으로만 보면 국민연금이 서서히 조금씩 국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 비중의 이면에 숨겨진 속뜻이 있다고요.
[기자]
국민연금이 국내자산 '비중'을 줄이는 추세는 계속될 예정이지만, 국내주식 '규모'를 줄인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매년 0.5%포인트만 줄여나가는 거라면 오히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현 연금체제 기준 2040년까지는 1천755조까지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인데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이 줄어든다고 해서 '국내주식 수급이 줄어들 거다'라고는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실제 국민연금이 최근 공시한 내년 말 예상 기금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내년 말 총적립금은 1천176조552억원으로 올해 말보다 73조원 넘게 증가할 예정입니다. 그에 따라 국내주식 투자 비중은 올해 말보다 0.5%포인트 줄어드는 반면 투자 규모는 5조6천245억원 늘어납니다.
국내채권은 줄어드는 목표 비중 폭이 2.9%포인트로 크다 보니 기금 규모가 커져도 올해 말보다 12조원 넘게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앵커]
그럼 5년이 지난 뒤에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규모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기자]
5년 뒤 국민연금 기금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텐데요. 1988년 이후 연평균 기금 누적 수익률이 5.92%라는 점과 2040년 말 1천755조원까지 늘어날 거라는 점을 모두 고려해서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2029년 말 기금 규모는 최소 1천306조원 안팎까지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이를 기준으로 국내주식 13%는 169조8천억원으로, 현재 국내주식 규모보다 13조9천억원 큽니다. 국내채권은 267조8천억원으로 현재보다 53조6천억원 줄어들고요.
[앵커]
연금 개혁이라는 말도 한창 나오고 있는데, 기금 소진 시기를 늦추기 위해서는 당연히 기금 수익률이 중요합니다. 이번 자산 배분에서 밝힌 수익률 전망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죠?
[기자]
기금수익률 측면에서는 사실 국내주식을 더 줄여야 한다는 게 기금위 판단입니다. 단순히 수익률 기준으로만 계산했을 때 국내주식을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과거 데이터를 통해 계산하는 현재 수익률 계산에서는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개년 수익률을 비교하면 미국 지수를 대표하는 S&P500은 이 기간 96.70% 올랐는데, 한국 지수를 대표하는 코스피는 21.36%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앵커]
3분의 1 수준밖에 안 되는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인데요. 물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에 더 투자해서 하방을 막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국민연금의 운용원칙은 기본적으로 국내주식 수호자가 아닌 '수익률'이라는 측면에서 국내주식을 줄이는 판단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합니다.
만약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노력으로 국내주식이 해외주식에 준하는 또는 그를 넘어서는 수익률을 보인다면, 내년 중기 자산배분에서는 투자환경이라는 변수 자체가 바뀌게 되니까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앵커]
투자를 계속해서 줄이다가 아예 투자 규모가 아예 0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국민연금 운용원칙에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공공성도 있는데, 공공성 측면에서라도 국내주식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 같은 건 없습니까?
[기자]
국민연금은 적립 규모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국가 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해 운용한다는 '공공성' 원칙을 가지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정부 정책을 따른다는 의미는 아닌데요. 실제 국민연금의 운용원칙에는 '운용독립성'도 있습니다. 국민연금과 기금본부를 분리한 이유기도 하지요. 공공성 측면에서도 국민연금이 더 우려하고 대비하고 있는 건 당장 내년보다 더 미래인 기금 축소기입니다.
현 연금 체제에서 국민연금의 기금 규모는 2040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기에 돌입합니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연간 수십조원 수준의 매도가 발생하는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기금 축소기 때 국내주식에 미치는 파급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차근차근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는 게 기금위의 판단입니다.
[앵커]
그런데 국내주식 말고 국내채권도 같이 투자 규모를 줄이기로 했는데, 주식을 조금 더 천천히 줄이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을 급격하게 줄이지 못하는 이유 또한 공공성입니다. 국민연금 현 국내주식 투자 규모인 155조9천억원은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을 합친 규모의 5.8% 수준입니다.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이 미미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코스피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7% 수준으로 크죠.
그런 국민연금이 국내주식을 급격하게 줄이게 되면 국내 주식시장에 주는 파급력이 클 테니, 현 투자 규모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비중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결정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채권은 상대적으로 주식에 비해 일반 국민들이 투자 시 활용하는 시장이 아니기도 하고, 주식보다는 채권이 기대수익률이 더 낮다는 점도 국민연금이 채권 중심으로 국내자산을 줄여나가는 이유입니다.
현재 29.2%인 국내채권 비중을 오는 2029년 말까지 20.5%로 낮추기로 했는데요. 국내주식보다 더 급격한 속도입니다. 가장 최근 공시된 올해 3월 말 기금 규모인 1천101조3천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국민연금은 2029년 말까지 국내채권 보유 규모를 225조8천억원까지 줄여야 합니다. 현재 321조4천억원 보유한 국내채권을 향후 5년 동안 95조6천억원 매도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기금 규모 증가세를 반영하면 이보단 적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 취재파일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금융부 송하린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hrsong@yna.co.kr
송하린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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