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회사 애경자산관리, 지주사 지배
"옥상옥 구조, 자본시장 선진화와 밸류업에 부합하지 않아"
"다른 그룹사처럼 '꼼수' 승계 악용될 수도"
[※편집자 주 = 애경그룹은 지주회사 위에 총수일가 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애경 총수일가 회사는 내부거래로 사익편취규제를 위반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이 같은 애경 지배구조는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부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애경그룹 지배구조 현황과 문제점 등을 담은 기사 3편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정필중 김학성 기자 = 애경그룹이 지주회사 위에 총수일가 회사를 둔 '옥상옥' 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가 기형적이고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는 옥상옥 구조가 자본시장 선진화와 밸류업에 부합하지 않다며 이런 구조가 '편법 경영권 승계'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애경그룹 지주사 위에 채형석 총수일가 회사…SK그룹 사례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 최대주주는 애경자산관리(지분율 18.91%)다.
애경자산관리는 총수일가 회사다. 애경자산관리 주요 주주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5.39%), 장 회장 장남인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49.17%), 장 회장 아들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21.69%), 장 회장 아들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11.66%), 장 회장 딸 채은정 전 애경산업 부사장(11.02%), 채형석 총괄부회장 아들 채정균(1.08%) 등이다.
애경 창업주는 장영신 회장의 남편인 고(故) 채몽인이다. 애경그룹은 공시대상기업집단이며 동일인은 장영신 회장이다.
[출처: 애경그룹]
전문가는 애경그룹 같은 옥상옥 지배구조가 기형적이고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밸류업에도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애경그룹이 옥상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옥상옥 구조가 '편법' 경영권 승계에 악용될 수 있는 탓이다.
천준범 와이즈포레스트 대표(변호사)는 "지주사 위에 비상장 회사가 있고 그 비상장 회사를 가족이 다 갖고 있다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며 "문제는 비상장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그 회사를 키운 다음 그 회사와 지주사를 합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합병비율에서 비상장회사가 더 높이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총수일가 지분율이 뻥튀기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 교수도 "총수일가 개인회사가 있으면 일감 몰아주기와 지배력 강화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SK C&C와 SK의 합병사례가 대표적이다.
SK그룹은 애경그룹처럼 옥상옥 구조를 보유했었다. SK그룹 지주사인 SK 위에 총수일가 회사인 SK C&C가 있었다.
SK C&C는 SK그룹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한 회사라는 지적이 많다. 이렇게 성장한 SK C&C는 2015년에 SK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SK C&C와 SK 보통주 합병비율은 1대 0.7367839로 결정됐다.
SK C&C와 SK가 상장사인 만큼 기준주가로 합병가액을 산정했다. 당시 합병시점이 논란이 됐다.
과거에 SK 주가가 SK C&C 주가보다 높았으나 합병결정 전에 주가 역전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합병비율이 최태원 SK그룹 회장 지분이 많은 SK C&C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는 SK그룹이 최태원 회장 총수일가에게 가장 유리한 시점을 포착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SK 자산규모는 SK C&C보다 3.5배, 매출액은 약 45배, 순이익은 약 2.6배에 이르렀다. 국민연금도 SK와 SK C&C 합병에 반대했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애경그룹은 애경자산관리를 승계 지렛대로 활용한 적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 "애경자산관리 일감몰아주기 논란…총수일가 회사 챙기기"
애경그룹도 SK그룹과 비슷하게 총수일가 회사인 애경자산관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2020년과 2021년 애경자산관리의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79.39%, 79.00%를 기록했다.
애경자산관리 내부거래 비중은 최근 줄고 있다. 2022년과 2023년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2.21%, 0.70%다.
애경자산관리 내부거래 비중이 줄어든 건 정보기술(IT) 사업을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에 넘긴 결과로 풀이됐다.
앞서 애경유지공업(현 애경자산관리)은 2018년 10월 IT 사업을 담당하는 에이케이아이에스와 합병하고 에이케이아이에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에이케이아이에스는 2021년 10월 애경자산관리로 사명을 변경했다. 애경자산관리는 이듬해 IT사업을 에이케이아이에스에 양도했다. 에이케이아이에스는 애경자산관리와 AK홀딩스가 지분 50%씩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에이케이아이에스 지분 100%를 취득했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 관계자는 "사익편취 규제를 의식해 애경자산관리 내부거래를 축소한 게 아니다"며 "제주항공이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애경자산관리의 정보기술(IT) 사업을 자회사로 인수했다"고 말했다.
애경그룹이 총수일가 회사를 챙긴 건 내부 거래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애경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을 때 애경자산관리 살리기에 나섰다. 애경산업은 신주 모집(480만주)과 구주 매출(200만주)을 병행했다.
구주매출은 통상 기업공개(IPO) 시 악재로 꼽힌다. 기존 주주의 자금 회수로 읽히기 때문이다.
구주매출 200만주는 애경유지공업(현 애경자산관리)이 들고 있던 애경산업 주식이다.
당시 애경산업이 구주 매출을 결정한 건 '오너회사' 애경유지공업을 살리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애경산업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총수일가 회사를 살리는 데 일조했으나 주주는 살리지 못한 것으로 진단됐다. 애경산업 공모가가 2만9천100원으로 결정됐는데 전날 주가는 2만1천700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 관계자는 "애경산업은 2018년 3월 상장 이후 2018년 7월 13일 장중 7만9천원을 기록해 차익실현이 가능했다"며 "상장 이후 배당을 진행하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경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채널 확장과 마케팅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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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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