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하이브 200억 투자→1천억 회수, 최근 컬러렌즈 시장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BTS의 인기와 함께 하이브의 기업가치가 치솟던 시기에 덩달아 주목받던 영역이 바로 벤처캐피탈이었다. 하이브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성장할 때 숨결을 불어 넣으며 글로벌 최대 규모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키운 주역이기 때문이다.
하이브 상장 이후 많은 자본시장 플레이어가 회수 잭폿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벤처캐피탈에선 LB인베스트먼트가 대표적이다. 사모펀드로는 스틱인베스트먼트뿐 아니라 국내 증권사에서도 하이브 상장의 수혜를 입었다.
시장에 성과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투자가도 있다. 현재 비전에쿼티파트너스를 이끄는 김대열 대표다. 로그인베스트먼트의 지휘봉을 잡던 2019년 자본금 200억원을 투자해 1년 반 만에 5배 이상의 회수 성과를 만들어 낸 주인공이다.
로그인베스트먼트는 AHC로 유명한 화장품 제조업체 카버코리아 창업주 이상록 회장이 만든 벤처캐피탈이다. 벤처투자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던 이 회장이 카버코리아를 매각한 이후 설립했다.
김 대표가 하이브 투자 성과를 만들어 낸 건 초기 벤처투자와 그로스캐피탈을 아우르는 경험 덕분이었다. 2010년 IMM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한 그는 초기 벤처투자와 그로스캐피탈의 경계선에서 투자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그로스캐피탈의 강자인 IMM인베스트먼트에 근무하며 자연스럽게 VC 투자와 PE 투자를 병행했다"며 "현재 벤처 영역에 투자하지만, PE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도 그 당시 경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벤처투자와 그로스캐피탈의 회색지대에서 투자한 인물이 김 대표다. 초기 투자와 중·후기 투자의 경계이면서 중간 지대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해당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삼박자를 고루 갖춰야 한다. 성장 산업에 대한 이해와 경험, 네트워크다.
해당 삼박자를 고루 갖춘 투자가가 바로 김 대표다. 1977년생인 그는 삼성전자를 다니다 2010년 IMM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하며 투자가의 길을 걸었다. 이후 과학기술인공제회 펀드의 최연소 대표 펀드매니저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그만큼 경험이 풍부하다.
IMM인베스트먼트 이후 SV인베스트먼트를 거친 30대에 벤처캐피탈 사령탑을 맡았다. 2015년 오스트인베스트먼트에서 첫 대표를 맡던 김 대표는 2019년 로그인베스트먼트로 옮겨 하이브 투자 잭폿을 터뜨렸다. 비전에쿼티파트너스를 이끄는 건 지난해 3월부터다.
그는 "전통적인 PE는 성장 사업을 이해하는 DNA는 아니다"라며 "인수 목적으로 투자 활동을 진행했는데, 대부분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뒤 진행한 바이아웃 딜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벤처투자에 1천800억원 이상 집행한 그가 주목하고 있는 섹터는 '에스테틱 인텔리전스' 영역이다. 김 대표는 이를 '미학지능'이라고 표현했다. 뷰티나 미용과 관련해 특출난 기술이 보유한 기업에 대한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에스테틱 인텔리전스의 대표적인 딜이 피피비스튜디오스 인수 건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8월 피피비스튜디오스의 지분 42%를 500억원에 인수했다. 재원은 지분 인수를 위해 결성한 프로젝트 펀드를 활용했다.
그는 피피비스튜디오스가 글로벌 컬러렌즈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판단해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했다. K-컬처 확산에 발맞춰 국내 컬러렌즈 브랜드가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피비스튜디오스의 컬러렌즈 제품들이 해외에서 확산하고 있다.
피피비스튜디오스는 원래 김 대표가 로그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한 기업이었다. 당시에는 의류를 글로벌 시장에 유통하던 기업이었다. 2022년 LB인베스트먼트에 팔았던 지분을 다시 비전에쿼티파트너스에서 인수한 건이다.
김 대표는 "LB인베스트먼트에 지분을 매각할 당시 피피비스튜디오스는 컬러렌즈 사업으로 피보팅해 매출을 내던 시기"라며 "이후 가파르게 성장하는 컬러렌즈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안착했다"고 얘기했다.
그는 피피비스튜디오스가 향후 10조원 몸값으로 성장할 만한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컬러렌즈 시장의 태동기가 도래했고 이를 선점할 만한 브랜드가 아직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 시장을 피피비스튜디오스가 장악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업계에서 대부분 소부장에 투자할 때 김 대표는 뷰티 섹터 스터디에 열을 올렸다. 끊임없는 스터디와 뷰티 섹터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기반해 과감하게 투자를 진행했다. 올해에는 컬러렌즈 OEM 업체인 비젼사이언스에 투자했고, 현재 화장품 기업 1곳 인수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벤처펀드로 투자해도 경영 참여에 문제가 없는 만큼 해당 바이아웃 딜을 벤처펀드로 진행했다"며 "비전에쿼티파트너스도 PE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PE로 활동할 경우 LP 풀이 줄어드는 만큼 벤처펀드로 대부분 딜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이 불확실하고 좋지 않은 시기일수록 성과를 내야 한다"며 "시장이 좋아지면 대형사에 기회가 가는 만큼 격차를 벌려 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블라인드 펀드보다는 프로젝트로 특정 섹터를 겨냥해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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