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금융당국이 스트레스DSR 2단계 적용을 기하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정책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금리 인하의 조건 중 하나로 가계부채 억제 정책의 강화를 강조해 왔다. 거시건전성 강화 정책 미뤄진 만큼 최근 외환시장의 불안정한 흐름과 함께 조기 금리 인하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한은 '대출규제 강화' 강조했는데…정책은 뒷걸음
26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당초 오는 7월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스트레스DSR 2단계를 9월로 두 달 연기했다. 내년 초 시행을 예고했던 3단계 적용은 내년 7월로 미뤄졌다.
금융당국은 서민·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범정부 자영업자 지원대책'이 논의되는 상황이라는 점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연착륙 도모를 위해 적용을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한은과 금통위원들은 물가가 안정되면 중립금리 이상 수준인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 필요성을 내비치면서도 이와함께 대출 규제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던 바 있다. 가계대출을 제어할 필요성을 여전히 큰 탓이다.
지난 4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내수 부진 고착화 방지를 위해 금리 정상화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주장한 한 위원은 "물가가 전망경로를 유지한다는 판단이 드는 시점에서는 금리 정상화를 시작하되 대내외 금융불균형이 유발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정책, 외환정책 등 보완적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금통위에서도 한 위원은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해가는 것이 충분히 확인되는 시점에서 긴축 기조의 완화를 시작할 수 있다"면서도 "이 경우 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과 조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또 금융안정보고서 등을 통해 전세대출과 같이 DSR 적용 대상에서 빠지는 대출 종류의 축소 등 스트레스 DSR보다 한층 강한 대출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환율에 가계대출까지…늘어나는 '정상화' 장애물
정부가 예고했던 대출 규제의 적용을 미루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 고민은 한층 깊어지게 됐다.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날 위험도 고려해야 하는 탓이다.
특히 최근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 흐름과 함께 부채 증가 속도가 다시 가팔라질 조짐도 커졌다.
지난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원 늘어 지난해 10월 이후 7달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또 한은이 조사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8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치로 올랐다.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는 것으로, 이는 부채 증가와 직결될 수 있다.
예정됐던 규제가 미뤄진 상황에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고, 금리도 낮아진다면 대출의 재급증 가능성은 농후해진다.
외환시장 상황도 금리 인하 결정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기대에도 유럽 정치 불안 등으로 달러 강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중이다. 달러-원 환율은 1,390원 선 부근까지 올라서 1,400원대를 넘보고 있다.
한은 통화정책국은 최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국내외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는 내외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내외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다는 기존의 스탠스와 다소 결이 다른 평가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외환시장이 전반적인 위험회피 상황에서는 금리차 확대라는 추가 요인이 등장하면 환율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8월 등 이른 시점의 금리 인하 기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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