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윤슬기 기자 = 정부가 내달 적용하기로 했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 시점을 돌연 연기하면서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부채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부동산 매수 심리가 '꿈틀'하고 있는 데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로 내린 점이 맞물리면서, 2단계 적용 직전인 7~8월에 '영끌'을 포함한 막판 대출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 "9월부턴 2단계…스트레스 가중치 50%로 확대"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스트레스 DSR 적용 시점을 기존 7월 1일에서 9월 1일로 2개월 미뤘다.
스트레스 금리를 100% 적용하는 3단계 또한 내년 초에서 내년 하반기로 연기됐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차주에게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가산금리는 실제 금리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높게 적용될수록 대출한도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9월부터 2단계가 시행될 경우 스트레스 금리는 0.75%가 적용된다. 기본 스트레스 금리(1.5%)에 적용되는 가중치가 1단계 25%에서 2단계 50%로 상향된 데 따른 영향이다.
또 2단계 조치부터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주담대도 포함한다.
향후 은행·제2금융권 주담대의 경우 차주별 DSR 최대 한도는 변동·혼합·주기형 등에 따라 3~9% 수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가계부채 증가세 자극할까…막차 수요 가능성
기존 DSR에 미래 금리인상 위험까지 반영한 스트레스 DSR은 대출 한도가 더 줄인다는 점에서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효과적 수단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고금리 부담과 부동산 경기 위축, 스트레스 DSR 효과가 맞물리면서 올 초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4월부터 증가세로 전환한 가계대출은 5월 들어 증가폭을 키웠다.
5월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5조4천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4월 증가분인 4조1천억원 대비 1조원 이상 급증한 수치다.
문제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 시점이 밀리면서 이러한 추세가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부동산 거래가 회복되면서 상승장을 예상하는 평가가 늘고 있는데, 2단계 적용이 유예된 점은 '영끌'(고 DSR) 수요를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막차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단 의미다. 2단계 적용이 배제된 7~8월이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키울 수 있는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러한 맥락이다.
특히,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해지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하단은 최근 2%대까지 하락했다.
이러한 추세와 맞물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20일까지 4조4천억원 이상 급증했다. 이 가운데 주담대는 3조7억원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해부터 내놓은 신생아특례대출, 특례보금자리론 등 각종 정책대출 상품 수요도 폭증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액은 1월 말 출시 후 이달 19일까지 약 6조원까지 치솟았다.
◇ 은행권도 당황…실효성엔 의구심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을 준비했던 시중은행들도 당황하는 눈치다.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기존 입장과는 거리가 있는 결정이라는 평가다.
기존의 절차를 유지하면 되는 만큼 현장에 혼란이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금융당국이 2달 연기를 결정하면서 제시했던 근거들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회복세에 돌입한 부동산 경기를 더욱 부양하는 것에 방점을 뒀다는 시각도 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자금수요가 긴박한 사람들의 어려움과 PF 연착륙을 위한 연기라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지만 실효성 있을 지는 의문이다"며 "대출금리 인하와 주택가격 회복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다른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 2단계 연장은 대출 자체를 늘린다기 보단 7~8월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부동산 매입 수요 자체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며 "오히려 부동산 활성화 방안에 가깝게 인식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엔 선을 긋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상공인 지원 대책과 부동산 PF 연착륙 이슈가 이번 스트레스 DSR 연기 결정에 일대일로 매칭되는 배경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큰 관점에서 소상공인·PF 관련 정부 정책 효과를 일부 확인한 뒤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적용하는 것이 낫다는 컨센서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실제로 DSR을 꽉 채우는 케이스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이번 조치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점은 너무 간 얘기"라며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선 다양한 관리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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