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윤리 저버렸다…금융당국 징계는 타당"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윤경립 유화증권 회장이 징계 취소소송 1심에서 패소한 데에는 윤 회장의 통정매매 행위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있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송각엽)는 윤 회장이 금융감독원·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징계 취소소송에서 "직업윤리를 저버리고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통정매매 행위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지난 20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윤 회장은 2015~2016년 부친이자 창업주 고(故) 윤장섭 명예회장이 보유한 회사 주식 약 68만8천주(106억원 상당)를 회사가 통정매매 방식으로 사들이게 한 혐의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윤 회장이 회사 자사주를 공개매수할 것처럼 공시한 뒤 직원들을 동원해 사전에 협의한 시기·수량·단가 대로 주식을 매도·매수하는 통정매매를 주도한 것으로 봤다.
금융당국은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을 사유로 2022년 6월 윤 회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 유화증권 법인에는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직무정지는 향후 4년간 금융사 임원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윤 회장과 유화증권은 당국의 징계에 반발해 같은 해 7월 "직무정지·기관경고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년여 간의 심리 끝에 재판부는 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과정에서 윤 회장 측은 "위법성 정도가 낮은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하는 단순한 통정매매"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가 맞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회장이 부친의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상속세 부담을 줄이고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 취득'이란 외관을 형성한 뒤 실제론 통정매매를 저질러 일반 주주들에게 매도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윤 명예회장의 비서가 매도주문을 제출하자 직원들에게 지시해 이와 동시에 동일한 가격·수량으로 매수주문을 제출하게 하거나 장중 최고가보다 높은 금액에 소량의 주식매매가 이뤄지게 해 자사주 매수주문을 제출할 수 있는 최고 기준가격을 상승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매도 희망물량보다 우선해 윤 명예회장의 주식이 자기주식으로 매수될 수 있게 했다"며 "윤 명예회장 측이 낸 매도주문과 유화증권 측에서 낸 매수주문 사이의 시간 차는 최대 2분41초에 불과했고 대부분 1초 간격으로 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윤 회장과 유화증권 법인이 이미 통정매매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1년6개월·벌금 5억원, 벌금 5억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점도 주요 근거가 됐다.
형사 재판에선 통정매매 적용 대상 주식이 80만주 상당으로 더 많은 데다가 관할 위반으로 판결이 파기되긴 했지만, 사건의 핵심인 부정거래행위를 다룬 사실판단에는 잘못이 없다고 재판부는 봤다.
재판부는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을 사유로 직무정지, 기관경고 조치를 한 금융당국의 처분은 재량권을 벗어나지 않고 타당하다"며 "제재 부과로 달성할 수 있는 자본시장 공정성·신뢰성 회복이라는 공익이 원고들의 불이익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윤 회장에 대해 "상당한 규모의 금융투자회사를 경영하면서도 직업윤리를 저버린 채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통정매매로 사익을 추구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한편 윤 회장의 1심 형사재판은 서울남부지법에서 다시 진행되고 있다. 첫 재판은 다음 달 10일에 열린다.
[연합뉴스TV 제공]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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