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광양=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굴뚝이 사라진 제철소를 상상할 수 있을까. 포스코가 꿈꾸는 미래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제로(0)인 제철소다.
'굴뚝 산업'의 이름을 무색하게 만들 주인공은 수소(H2)다. 우주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이 원소는, 이산화탄소 대신 산소를 파트너로 선택하며 제조업계의 친환경 전환(그린트랜스포메이션·GX)을 주도하고 있다.
◇ 원료 가공에서 후처리까지…탄소 제로를 꿈꾸는 포항제철소
지난 24일 방문한 포스코의 포항제철소는 이른바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한창이었다.
수소환원제철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는 철광석과 만나 이산화탄소(CO2)가 발생하지만, 수소는 물(H20)이 발생하기 때문에 궁극의 친환경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포스코 제공
먼저 원료 상태의 산화철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환원로에서 처리한다. 포스코의 탄소 저감 기술은 파이넥스(FINEX)라는 유동환원로에서 산화철을 일산화탄소와 수소를 통해 이산화철과 일산철 등으로 변환한다. 총 4단계를 거쳐 순수 철(Fe) 성분만 남은 직접환원철(DRI)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수소가 약 25%가량 사용돼 탄소 배출이 줄어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DRI는 전기융용로(ESF)를 거쳐 녹은 형태의 금속, 즉 용선으로 변형되어 출하된다.
포스코 제공
이날 현장에서는 포스코의 ESF가 처음 공개됐다. 전기용융로 시험설비(Pilot ESF)는 시간당 최대 1톤의 용선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난해 7월 제작하여 올해 1월 완공했다. 안정적인 조업과 테스트를 통해 올해 4월 총 15t의 용선에 처음 성공했다. 이번 성공으로 포스코는 전기용융로 요소기술 개발과 하이렉스 기술 완성의 토대를 마련했다.
포스코는 이날 파이넥스 3공장의 용선 배출 모습도 공개하였다.
분당 5t, 시간당 300t 규모의 용선이 배출되는 거대한 규모다. 이렇게 출선된 용선은 미사일 모양의 토페도카 라는 기차에 실려 제강 공정으로 이동된다.
파이넥스공장은 PSA(Pressure Swing Adsorption)라는 탄소제거 설비를 갖추고 있고, 20개의 다중 흡착탑 내의 흡착제를 통해 특정 가스(탄소)를 선택적으로 흡착한다. 포스코에선 이렇게 모은 탄소를 농축해 향후 액화탄산 제조와 연계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 정도로 고용량 PSA를 가동하는 회사는 포스코뿐이다"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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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인 목표는 하이렉스(HyREX)라고 불리는 수소 100%의 기술이다. 현재 파이넥스에서 DRI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소 사용을 100%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데모 플랜트를 만들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HyREX 기술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기술 개발 후에는 각 제철소의 고로를 하이렉스 유동환원로로 단계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목표 시점은 2050년이다.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품질은 미치지 못하고 생산 단가 역시 높다. 수소 가격이 석탄보다 훨씬 비싸고, 설비 투자 비용 역시 수십조 단위로 천문학적인 규모다.
포스코 관계자는 "생산 비용은 (석탄 대비) 약 30%가량 비싼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존 제품보다) 연구 품질도 조금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추가적인 투자와 지원이 절실한 이유다.
◇ 포스코 미래의 두 번째 날개…이차전지 콤플렉스를 찾다
포스코가 그리는 '그린 포스코'의 두 번째 날개는 이차전지다. 셀 제조를 제외하고 원료와 중간소재, 최종소재, 그리고 사용후배터리 처리까지, 종합적인 밸류 체인을 이루고 있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원료 조달부터 후처리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25일 전남 율촌산단에 포스코가 구축 중인 이차전지 콤플렉스에는 포스코퓨처엠을 비롯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포스코HY클린메탈 등의 공장이 한창 가동 중이었다.
포스코 제공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1만5천t의 광물이 쌓여있던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다. 광산의 원료를 그대로 옮겨와서는 리튬을 추출한다. 그 규모는 고작 2.5%에 불과하다. 1t을 채굴하면 25kg의 리튬이 나온다. 포스코에서는 한 달에 약 3만t 정도를 2개 공장에서 처리한다.
이런 공정을 리튬 광산 현지에서 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아예 원광석을 그대로 공장으로 가져오는 형태다. 포스코그룹이 광석에서부터 직접 고순도 리튬을 추출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중국의 화유코발트와 합작해서 만든 포스코HY클린메탈 역시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사업이다.
사용후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핵심은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 사용 후 폐기된 배터리를 파쇄해 만드는 '블랙매스'다. 블랙매스의 40~45%는 유가금속으로 이뤄져 있다. 즉, 1t을 가공하면 이 중 400~450kg은 재활용할 수 있는 금속이 나온다는 것이다. 현재 시황 기준으로는 500만원에서 1천만원에 이른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이런 블랙매스 약 1천300t, 40일 치를 보관할 수 있다.
제품 창고는 크림색, 청록색, 갈색 등의 분말이 가득했다. 황산망간과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및 탄산리튬 등이다. 탄산리튬의 경우 t당 2천만원에 이르는 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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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진철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 총괄 상무보는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기준으로, 원료와 소재 등의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며 "배터리사 동향 등을 고려해 추가 공장 투자 등은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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