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투자심사역 출신 창업가
"인프라 구축으로 벤처생태계와 동반성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한 나라의 고속도로를 까는 인프라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 세대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도 향유할 수 있는 금융인프라를 만드는 게 쿼타랩의 목적이다"
벤처금융 인프라를 운영하는 쿼타랩의 최동현 대표가 2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쿼타랩은 벤처 자본시장의 데이터를 연결하는 회사다. 기업·투자자(GP)·출자자(LP)에게 금융정보솔루션을 제공한다. 편리한 소프트웨어로 기업은 발행한 증권을, GP와 LP는 증권투자 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다. 고객사는 5천 곳 이상이며, 관리 중인 펀드는 3천800개를 웃돈다.
쿼타랩의 시작은 우연이었다. 최 대표는 카카오벤처스에서 투자심사역으로 일하던 중 미 실리콘밸리의 카르타를 접했다. 카르타는 현지 벤처기업의 증권관리 문제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실리콘밸리 사례를 접한 최 대표의 눈에는 그간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보였다. 바로 수기로 증권을 관리하는 국내 벤처업계의 위험한 관행이었다.
"벤처캐피탈에서 일할 때는 창업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매일 세상에 맞서 힘겹게 싸우는 창업자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의 창업자나 투자자가 디지털 증권관리라는 솔루션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고, 해볼 만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투자심사역 출신으로 잠재 고객사인 스타트업·벤처캐피털과의 네트워크를 이미 갖췄던 최 대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기도 하다. 정보통신(IT) 솔루션 기업을 창업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초등학교 때 학원에서 코딩을 처음 접했다. 대원외국어고등학교 재학 시절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무언가 만드는 데 재미를 느꼈고, 혼자서도 즉각적으로 무언갈 만들어 낼 수 있는 컴퓨터공학에 매력을 느꼈다"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었던 그는 미국 피츠버그 소재의 카네기멜론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고, 같은 학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까지 마쳤다.
최 대표가 금융을 접하였을 때는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2010년이다. 당시 시카고에서 탑3에 드는 알고리즘 트레이딩 회사에 입사해 인프라 개발을 맡았다. 이후 모바일 결제회사·전자상거래 업체 등에서 엔지니어로 일했고, 2017년부터 카카오벤처스의 전신인 케이큐브벤처스에 합류했다.
벤처캐피털 심사역으로 일할 땐 간접적으로 느꼈던 창업의 고통을 최 대표도 온전히 겪어야 했다.
"초창기 때는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해해주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국내에 전무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이었기 때문이다. 엑셀로 증권정보를 관리하는 벤처기업에 쿼타랩의 솔루션이 어떠한 효용을 제공할 수 있는지 발로 뛰며 설명했다"
고군분투하던 쿼타랩에 큰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 스타트업계의 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었다. 이 기업은 크게 성장했지만 주식발행·주주명부 등의 증권관리와 각종 경영사무를 엑셀 등으로 관리했었다. 임직원을 상대로 한 스톡옵션 등 주식형보상도 마찬가지였다. 복잡한 증권관리를 단순화할 솔루션을 찾던 이 회사의 문제를 쿼타랩이 해결해내자 시장의 시선이 달라졌다.
"시장의 인식을 바꾸는 데 큰 도움을 준 고객사다. 잠재적 고객사인 스타트업을 만났을 때 유니콘 사례를 소개하면 쿼터랩 솔루션인 쿼타북 도입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했다"
쿼타북은 벤처·스타트업이 증권발행과 투자집행, 의결권 관리 등을 디지털화해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지원한다. 누락·오기·위변조 위험이 도사리는 수기처리 관행을 깨고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투자자와 출자자도 쿼타랩의 고객이다. 이들은 로고스라는 서비스를 통해 펀드와 투자를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벤처캐피털·사모펀드·증권사 등 투자자와 지방자치단체·정책금융기관 등 출자자가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연결된다. 한국투자파트너스·IMM·KB증권·KDB산업은행·한국성장금융·서울경제진흥원 등이 고객사다.
"GP의 경우 약 8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LP는 약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출자자와 운용사가 함께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로 수작업으로 관리됐던 금융정보의 정합성을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다"
기업·투자자·출자자를 이어주는 벤처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은 쿼타랩은 벤처생태계와의 동반성장을 꿈꾼다. 한국의 벤처 자본시장은 공적자금 중심으로 생태계가 조성됐으나 최근에는 민간자본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최 대표는 "벤처 자본시장의 경우 발행과 관리 영역은 준비되지 않은 채 중개 또는 유통 중심으로 형성됐다"며 "벤처금융 생태계에 필요한 인프라를 전 단계에 걸쳐 구축한 쿼타랩이 벤처금융 발전에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비상장 주식시장에서 쿼타랩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벤처·스타트업의 주식 대다수가 미발행확인서 형태의 자체 발행이라는 점을 악용한 사기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비상장 주식거래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확보해 투자자 보호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비상장 주식의 문제는 높은 정보 비대칭성으로, 이를 악용하는 민생범죄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유통과 거래가 합법적 영역에서 활성화되려면 투명한 발행과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게 쿼타랩의 인프라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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