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6t9I-h_SmKg]
※이 내용은 6월26일(수) 오후 4시 연합뉴스경제TV의 '경제ON'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콘텐츠입니다. (출연 : 서영태 연합인포맥스 기자, 진행 : 이민재)
[이민재 앵커]
오늘은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투자전략이라는 주제로 서영태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영태 기자]
대완화(Great Moderation)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대완화란 1980년대 초반부터 2020년까지의 40년가량을 뜻하는데요. 이 시기에 장단기 채권금리가 꾸준히 하락했고요. 물가상승률도 낮아졌습니다. 디스인플레이션이라고 하죠. 무역이 증가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는 안정적으로 성장했고요, 경기의 변동성은 줄어들었습니다. 전문가 집단 내 경제전망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제는 후완화(Post Moderation)의 시대라는 진단이죠. 실제로 초저금리 시대와 비교하면 시장금리가 꽤 올랐고요. 아시다시피 물가상승률도 높아졌죠. 탈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거시경제와 무역이 악영향을 받고 있고요. 지난 40여 년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라고 합니다.
[앵커]
흥미로운데요. 어디에서 이러한 주장이 나왔나요?
[기자]
미국의 누빈자산운용이 내린 진단인데요. 누빈자산운용은 미국 교직원연금기금(TIAA) 산하 투자운용사로 1조2천억 달러(약 1천668조 원)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올해 1천조 원을 웃돌고 있으니 권위를 갖춘 초대형 자산운용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빈운용은 새로운 시대에서 투자자가 고려할 아홉 가지 사항을 제시했습니다. 더욱 불확실해진 투자 지형에서 포트폴리오의 복원력과 적응력을 높일 새로운 길을 찾는 투자자에게 조언한 것이죠.
실제로 새로운 거시경제적 배경 아래 기관투자자는 대완화 때 포트폴리오 성과를 내게 한 많은 가정과 관행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변화가 있긴 했으니까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상호작용으로 한 국가 내 다이나믹이 변화했고요. 협동으로 창출하는 글로벌 경제 성장보다 국가안보와 자급자족을 우선하는 기조로 국가간 다이나믹도 변했습니다.
무엇보다 글로벌 팬데믹이 대완화 시대를 드라마틱하게 끝냈다고 누빈운용은 말합니다. 보건 위기로 사회·경제가 마비됐고,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전례 없는 경기부양책을 내놨죠. 이 부양책이 부작용을 낳았고, 후완화 시대를 열었다고 합니다.
"모순적으로 안정성을 위해 나온 정책이 불안정성을 더욱 키웠다" 누빈운용 진단입니다.
[앵커]
지정학적 문제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죠.
[기자]
지정학적 문제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죠. 중동과 유럽에서의 갈등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패권 경쟁은 탈세계화 바람을 일으키면서 한 치 앞도 예상하기 힘든 국제정치 지형을 만들었습니다.
일부 국가에게 지정학적 갈등이 순풍으로 작용할 수는 있습니다. 한국만 봐도 태양광·조선업·철강업·2차전지·반도체 등에서 반사이익이 기대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는 상당한 역풍을 맞겠죠.
투자자가 지역별 자산배분을 더욱 광범위하게 집행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누빈운용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기관투자자 중 44%가 포트폴리오 복원력을 높이고자 글로벌·지역 자산배분을 조정하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앵커]
중앙은행과 물가 관련 제언도 있다고요
[기자]
누빈운용은 중앙은행의 물가 통제력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탈세계화·에너지 전환·고령화·적자 지출 등 네 가지 구조적인 트렌드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죠.
예컨대 2007년~2009년까지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정점을 찍었던 무역은 국가안보에 무게를 두는 탈세계화를 맞아 인플레이션 억제력을 잃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도 신규 투자와 희토류 가격 상승을 촉발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요.
고령화의 경우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고임금·고물가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주요국이 재정 적자를 감수하면서 돈 풀기에 나서는 점도 인플레이션 요인입니다.
인공지능(AI)은 인플레이션에 양날의 검이라고 누빈운용은 주장합니다. AI로 인한 생산성 증대는 디스인플레이션적이지만, AI산업의 성장에는 자재와 물리적 공간, 에너지와 관련된 실질적인 수요가 뒤따른다는 설명입니다.
사실 AI는 물가상승률을 낮출 것이라는 게 주된 컨센서스였죠. 인터넷 발전으로 인류의 생산성이 높아졌듯 AI의 발전은 근로자의 생산성을 크기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AI의 본질은 어쩌면 자동화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은 같은 성과를 내는 데 근로자가 덜 필요하다는 것을 뜻하고 인건비 감소는 디스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하지만 분명 AI 산업 발전은 물가 상승 압력일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가 데이터센터죠. 데이터센터는 AI를 구동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인프라로, 전 세계 각지에서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센터 건축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전력과 물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땅도 많지 않고요. 데이터센터 안에 들어가는 설비를 제조하는 데에도 자잿값이 들어가죠. 데이터센터는 또한 막대한 전력, 즉 에너지를 잡아먹는데요, 에너지 가격은 물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죠.
[앵커]
또다른 투자 인사이트는 없나요?
[기자]
국채 투자에 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는데요. 앞으로는 국채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목적으로 한 자산이 아니라 위험자산으로 보는 게 더 적절할 수 있다고 누빈자산운용이 분석했습니다.
대부분의 국채는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를 지니진 않았지만, 선진국 국채는 분명 금리 리스크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는 설명이고요. 장기투자자도 감수하는 리스크만큼 보상을 얻는지 평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누빈운용은 주식·채권 수익률이 구조적인 고물가로 플러스(+) 상관관계를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이어진 주식·채권 수익률의 마이너스(-) 상관관계는 예외적인 현상이었다는 주장입니다.
통상 주식은 위험자산이고 채권은 안전자산이라고 말하죠. 경제가 좋을 때는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 주식이 오르고 채권이 내립니다. 나쁠 때는 안전선호 심리로 주식이 내리고 채권이 올랐고요. 때문에 주식과 채권을 적절하게 포트폴리오에 섞는 게 당연한 일이었는데요.
누빈운용은 주식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전제로 채권을 포트폴리오 다각화 용도로 사용해온 전략을 재고해야 한다고 합니다. 주식과 채권이 같이 오르거나 내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결국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용 자산으로 실물자산 투자를 꼽았는데요. 누빈운용이 실물자산 투자에 강한 운용사이긴 합니다. 실물자산 투자로 인플레와 AI 성장에 대응할 수 있다고 제언했는데요. 컴퓨팅 발전에 필요한 인프라와 토지,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방안입니다.
특히 누빈운용은 원자재·농지·삼림지·인프라 같은 실물자산이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과 달리 희소성이라는 강점을 지녔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의 발행으로 공급이 쉽게 늘어날 수 있는 증권과 달리 실물자산의 공급은 한정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사모시장(private markets) 투자에 관해서는 신중해지라고 조언했습니다. 사모자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거나 다각화하는 데 활용하지 말라는 것이죠.
누빈운용은 "일부 사모시장 투자 익스포저(위험노출)는 공모시장에서도 쉽고 저렴하게 접근할 수 있다"며 "비슷한 리스크나 리턴 요소를 부지불식간에 늘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엔 새로운 시대를 맞아 과거의 전략을 전면 검토해야 한다는 게 누빈운용의 결론입니다. 누빈운용은 "대완화 시대 이후 기관투자자는 극단적으로 새로운 환경을 마주하고 있다"며 "지난 40년 동안 투자 전략의 바탕이었던 가정을 반드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합인포맥스 투자금융부 서영태 기자)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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