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150조원을 넘기면서 운용사 간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운용사들은 각사의 운용역량을 집중해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춘 상품을 출시하며 투심 잡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무한경쟁'에 돌입한 ETF 시장의 전반적인 모습을 짚고 점유율 상위 5개사의 성장 배경과 운용 전략을 기획기사로 담아봅니다. 기사는 총 6건으로,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송고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온다예 기자 = 상반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150조원을 돌파하면서 점유율을 둘러싼 운용사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28일 종가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52조6천362억원이다.
지난해 말 121조656억원에서 불과 반년 만에 순자산 30조원이 늘었다. 지난해 6월 말(100조7천769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순자산은 무려 50% 증가했다.
ETF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코로나 이후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며 투자 자금이 주식으로 쏠렸고 이에 따라 ETF 시장도 자연스럽게 몸집을 키웠다.
ETF 순자산총액은 2020년 말 52조원, 2021년 말 74조원, 2022년 말 78조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말에는 121조원으로 커졌고 최근에는 150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ETF 시장이 성장하는 건 공통적인 모습이지만 그중에서도 국내 ETF 시장의 성장세는 유독 빠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ETF 시장으로 들어온 '뉴머니'와 연금계좌에서 들어오는 자금 등에 힘입어 국내 ETF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ETF는 펀드와 달리 거래비용도 작은 데다 시장에서 바로 매매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출처 한국거래소]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운용사 간의 점유율 경쟁도 심화됐다.
현재 점유율 1위는 삼성자산운용(38.77%)으로,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36.30%)이 2.47%포인트 차로 삼성자산운용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 최초의 ETF 'KODEX 200'을 선보인 이래 점유율 1위 자리를 한 번도 내준 적 없지만, 최근 38%대로 점유율이 밀리면서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3·4위 다툼도 치열하다. 순자산 10조원을 돌파한 한국투자신탁운용(4위·6.67%)이 3위 KB자산운용(7.67%)과의 격차를 1%포인트로 좁히면서 매섭게 추격 중이다.
신한자산운용(2.98%), 한화자산운용(2.28%), 키움투자자산운용(2.22%)도 5~7위 자리에서 순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 상장된 ETF 수도 급격히 늘었다. 1일 기준 ETF 종목 수는 863개에 달하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73개의 상품이 새롭게 출시됐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하나의 상품이나 트렌드가 유행할 경우 비슷한 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상품 베끼기가 논란이 되기도 한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를 필두로 미국의 빅테크 주가가 급등하자 운용사들은 경쟁적으로 빅테크 ETF 라인업을 확충했다. 월배당을 앞세운 커버드콜 ETF가 인기를 끌자 콜옵션 매도비중이나 옵션 만기 등 일부 전략만을 달리한 커버드콜 상품이 우후죽순 쏟아졌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경쟁적인 상품 출시, 보수인하 경쟁과 같은 모습은 시장 성장기 보이는 과도기적인 모습으로 볼 수 있다"며 "오히려 다양한 상품 라인업과 낮은 보수는 투자자들에게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건전하고 건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운용업계가 자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계 펀드 시장에서 ETF 비중은 26%를 넘어설 정도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공모펀드(ETF 제외) 시장이 침체된 국내에선 ETF는 운용사들이 외면할 수 없는 주요 먹거리 중 하나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향후 ETF 시장은 연금시장 확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ETF 시장이 계속 커지다 보니 운용보수로 살림을 꾸리는 운용사로선 ETF 점유율을 늘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대형사 간 무한경쟁과 향후 신규 운용사 유입이 진행되며 ETF 시장의 경쟁은 심화할 것"이라며 "그럴수록 운용보수 경쟁, 프로모션, 투자자 니즈(수요)에 맞는 상품의 발 빠른 출시 등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dyon@yna.co.kr
온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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