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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미는 채권 비싸게 산다…증권사 IRP에 투자자 불만

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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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계좌서 대부분 장외 채권만 거래 가능…소비자 선택권 제약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증권사에서 IRP 투자자가 채권을 살 때는 장외 매매만 가능하도록 제한하면서, 투자자 선택권도 좁아지고 '숨은 수수료'도 높아진다는 불만이 나온다.

장외 채권 거래의 경우 한국거래소의 장내 시장과 달리 증권사가 제공하는 제한된 종목을, 제시된 가격으로만 거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IRP를 제공하는 국내 증권사 중 IRP를 통한 장내 채권 매매를 제공하는 곳은 1곳이다.

대부분 증권사는 IRP를 통해 채권을 매수하려면 장외 매매만 가능하다.

장외 채권 거래는 증권사가 제공하는 특정 종목의 채권을 정해놓은 가격으로만 살 수 있다. 표준화된 시장 밖에서의 거래이기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의 호가가 매칭돼 거래가 이뤄지는 형식이 아니다.

장내 시장에선 중개 수수료가 거래 금액의 일정 비율로 확정 고시돼 있다면, 장외 시장에서는 해당 채권의 중개 스프레드(마진)가 얼마나 되는지 투자자는 알기 어렵다.

결국 장외 채권 거래만 허용되면 투자할 수 있는 채권의 선택지도 제약되고, 같은 채권이어도 중개 수수료 명목의 스프레드를 장내보다 더 비싸게 주고 사야 할 수 있는 셈이다.

퇴직연금은 그 특성상 고금리 우량채를 담으려는 투자자 수요가 뚜렷하다. 퇴직연금 계좌의 30%는 안전자산으로 담아야 하는 점도 국고채 등 채권 수요를 뒷받침한다.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퇴직연금 규정에서 투자를 제한한 종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을 IRP 계좌에서도 장내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되기도 한다.

증권사는 유동성이 적고 상장 종목이 많은 채권의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올해 중으로 도입이 예정된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 수요가 크지 않고, 장내 채권시장은 주식과 달리 하루에도 상장되는 숫자가 많아 관리가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장내에서 호가 형성이 잘 안되다 보니 향후 퇴직연금 수령 시점에서 매도가 안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가 준비되고 있는데, 채권은 그 대상이 안될 수 있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다른 금융사로 계좌를 이전할 때 기존 운용 중인 상품을 그대로 보유한 채로 이전할 수 있는 현물 이전 제도를 올해 중 시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다만 당국은 특정 상품을 현물 이전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아닌, 기존의 금융사와 이전하려는 금융사가 같은 자산군의 라인업을 갖췄을 때 현물 이전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준비 중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 개미'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가 아닌 증권사 재량으로 투자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는 점에서 투자자 불만이 높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제도로는 허용돼 있는데 증권사 재량으로 장내 채권 거래를 못 하도록 막아놓았다면 수수료 높은 것만 팔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면서 "투자자가 증권사 IRP를 하는 건 더 높은 이익을 얻고 싶기 때문인데, 증권사가 제공하는 장외 채권 중에선 그런 종목이 없다. 일방적으로 시장을 차단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전경, 증권가 모습

[촬영 류효림]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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