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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칼바람] 'AAA'부터 투기등급까지 전방위 하향…신평사별 차이는

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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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상하향 배율 최저…한기평·나신평 특색도 뚜렷

[※편집자주: 국내 신용평가사의 칼날이 매섭습니다. 올해 상반기 정기평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부동산 시장 위축과 글로벌 수요 부진, 고금리 지속 등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기업들의 등급 강등이 줄을 이었습니다. 건설과 석유화학의 등급 하향 기조가 두드러졌으나 민자발전, 자동차 등 신용등급 상향 기업도 일부 등장해 희비가 엇갈리기도 합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이틀에 걸쳐 신용평가사들의 국내 기업에 대한 등급 평정 실태와 주요 업황 등을 다룬 기획물 8꼭지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하향 조정이 뚜렷해진 가운데 신용평가사별 성향 차이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업 장기신용등급(금융 부문 및 단기등급 제외)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등급 상하향배율(Up/Down ratio)이 가장 낮은 곳은 한국신용평가였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보수적 기조가 두드러졌다.

◇기업 등급, 하향 조정 압도적…건설·석화 주도

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신용평가는 기업 장기신용등급 기준 세 곳(GS EPS·두산·가나안)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반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건 11곳에 달했다. 등급 상하향배율은 0.27배로 국내 신용평가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기업평가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한국기업평가의 올 1~6월 신용등급 공시를 살펴보면 총 5개 기업의 장기 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등급이 하락한 곳은 15곳이었다.

같은 기준으로 NICE신용평가는 7곳이 등급 상향, 10곳이 하향 조정됐다.

등급 하향 기조를 뒷받침한 건 업황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과 석유화학이다.

올 상반기 정기 평가로 GS건설과 신세계건설의 유효 신용등급이 바뀌었다. GS건설은 'A+'에서 'A'로, 신세계건설은 'A'에서 'A-'로 1 노치씩 하향 조정됐다.

석유화학 기업들의 등급 하향도 매서웠다. 한화토탈에너지의 유효 신용등급은 'AA-'로, 에스케이피아이씨글로벌은 'A-'로 하향 조정돼 각각 AA급과 A급 끝단까지 밀렸다. 효성화학은 'BBB+'로 하향 조정되면서 A급 지위를 반납해야 했다.

이 밖에도 이마트와 롯데하이마트 등의 소매유통사와 컴투스, 펄어비스 등 게임사의 등급 하향도 두드러졌다.

신용평가사의 칼날은 한동안 무뎌지지 않을 전망이다. 올 상반기 평가에서 다수의 기업이 '부정적' 전망을 달아 등급 방어가 쉽지 않다.

세 신용평가사 모두 '긍정적' 전망 혹은 상향검토에 올린 기업보다 '부정적' 전망 혹은 하향검토 기업이 압도적이었다.

일례로 한국신용평가는 올 상반기 9개 기업의 등급에 '긍정적' 전망을 달았다. 상향 검토 대상에 오른 곳은 없었다. 반면 '부정적' 혹은 하향검토 대상에 오른 기업은 25곳에 달했다.

특히 롯데케미칼(AA)과 롯데지주(AA-)는 세 신용평가사가 모두 올 상반기 평정에서 '부정적' 전망을 달아 등급 방어에 적신호가 켜졌다.

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올랐던 쌍용C&E는 신평3사가 모두 올 상반기 정기 평가에서 '부정적' 전망을 달면서 당장의 강등 리스크는 피했지만,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물론 훈풍이 분 업종도 있다.

GS EPS('AA-'→'AA')는 세 신평사가 모두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GS EPS를 포함한 민자 발전사는 과거 대비 높은 계통한계가격(SMP)에 힘입어 줄줄이 '긍정적' 전망을 달기도 했다. NICE신용평가 기준 평택에너지서비스(A)와 동두천드림파워(A-), 내포그린에너지(BBB-)가 대상이다.

현대자동차는 완성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AAA' 등급을 넘보고 있다. NICE신용평가가 올 정기 평가에서 'AAA' 등급을 부여한 데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역시 'AA+'에 '긍정적' 전망을 달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기아 역시 세 신평사로부터 'AA+'에 '긍정적' 전망을 달아 'AAA' 진입 청신호가 켜졌다.

◇보수적 한신평·발 빠른 한기평·친화적 나신평

신용평가사별 차이도 뚜렷했다.

올 상반기 평정에서 가장 보수적인 기조를 보인 곳은 한국신용평가였다. 기업 장기등급 변동 기준 상하향배율이 가장 낮은 것은 물론, '긍정적'·상향검토 대비 '부정적'·하향검토 조정 비중이 높았던 곳도 한국신용평가였다.

이면을 살펴보면 한국기업평가의 선제적인 하향 조정도 눈길을 끌었다.

일례로 이번 정기 평가에서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부산교통공사의 신용등급(부산시 인수채무 상환 목적 제외)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한국기업평가는 2020년 부산교통공사가 자체적으로 조달에 나설 때부터 'AA+'를 부여했다.

GS건설의 등급 조정도 비슷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2월 GS건설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이어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지난 2월 'A'로 등급을 낮췄다.

신평사별 차이는 태영건설 등급에서도 드러났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5월 수시 평가를 통해 'CCC' 등급을 부여한 후 해당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상반기 정기 평가를 통해 태영건설에 각각 'CC', 'C' 등급을 부여했다. 지난달 11일 사채권자 집회 가결로 회사채 및 기업어음 등의 원리금 손상이 현실화한 점을 반영한 결과다.

NICE신용평가는 다른 신평사 대비 이차전지에 대한 친화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2월 에코프로 등급을 'A-'에서 'A'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가 여전히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한국신용평가는 현재 에코프로에 등급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

NICE신용평가는 상반기 정기 평가에서 SK온의 자체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1 노치 상향하기도 했다. 대신 계열 지원 가능성을 반영한 노칭 폭을 2노치에서 1노치로 줄여 신용등급은 기존과 동일한 'A+'로 유지했다.

이 밖에도 NICE신용평가는 올 상반기 현대자동차와 포천파워 등의 신용등급을 다른 신용평가사보다 먼저 상향 조정해 차이를 드러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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