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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사람들]'상업용 부동산 분석 20년' 홍지은 세빌스 전무

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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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결국 사람"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상업용 부동산을 분석한 게 벌써 20년입니다. 해외투자자를 만날 때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를 편하게 느낄 정도죠."

홍지은 세빌스 코리아 전무는 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국계 부동산컨설팅 회사인 세빌스의 한국 지사에서 리서치·자문·가치평가를 이끄는 홍 전무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한 회사에서 국내 상업용 부동산을 분석했다.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과 함께 성장해온 그는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분석의 대가'로 불린다.

"우리나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해 역사가 짧습니다. 오피스로 시작했다가 물류센터·리테일·호텔·데이터센터로 영역을 넓혔고, 이제는 코리빙과 시니어하우징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시장과 함께 배우며 성장했죠."

홍지은 세빌스 코리아 전무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통계와 경영을 공부한 홍 전무는 외국계 컨설팅회사에서 일하던 중 우연한 기회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년 동안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투자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홍 전무의 관심사 중 하나는 사람이다. "부동산은 결국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이유에서다. 리포트를 작성할 때 데이터를 중시하지만, 직접 임차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원격근무가 일상화된 해외의 투자자는 이런 홍 전무를 찾아 한국 사람이 왜 오피스 근무를 선호하는지, 또 어떤 오피스에 투자해야 하는지 묻는다.

"현재 자문 중인 강남의 랜드마크 '더 에셋(옛 삼성물산 서초사옥)' 인수전에 여러 해외투자자가 참여해 고무적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오피스 투자를 멈춘 외국인이 한국 오피스 시장은 믿고 있습니다."

강남의 더 에셋은 매매가로 1조 원이 거론되는 대어다. 국내 오피스 시장을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 손에 꼽히는 매물이다. 금리 인하 기대와 낮은 공실률 속에서 서울 오피스 시장은 강남을 중심으로 조금씩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투자자는 신규 오피스 물량이 예상되는 도심과 여의도보다는 강남을 선호하고 있다.

물류센터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었다. 공급이 수요를 훌쩍 웃돌기 때문이다. 수년 간 이커머스 붐 속에서 지어진 대량의 신규 물류센터가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세빌스는 수요와 공급이 맞춰지는 시점을 2026년 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에서 준공된 물류센터의 매각 가능성을 문의할 때 쉽게 이야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수요를 넘어서는 공급은 시장 논리상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낡은 물류센터가 많은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교체 수요도 적습니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데이터센터는 필수적인 인프라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대규모 수전(受電)이 가능한 땅을 수도권에서 찾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에 전력을 더 공급하긴 어렵다는 게 한국전력공사의 입장이다.

호텔 시장은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다. 홍 전무는 "5성급 호텔 수요는 지속적일 것으로 봅니다"라며 "한류 덕분에 서울의 매력도가 높아졌는데, 중국인 방문객 비중이 줄고 미국·동남아·중동 방문객이 늘어난 게 호텔 수요를 다변화·안정화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임대주택은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개인과 개인의 주택 임대차 거래가 보편화된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기업이 아파트 몇 동을 인수해 개인에게 임대하는 시장이 발달했다. 국내에서는 코리빙(임대형 기숙사) 등 젊은 1인 가구를 겨냥한 주거 공급이 조금씩 늘고 있다. 세빌스 코리아가 얼마 전 1인 가구 증가와 코리빙을 분석한 보고서를 낸 배경이다.

홍 전무는 시니어하우징과 부동산 ESG 관련 리서치·컨설팅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부동산은 매우 종합적이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해요. 여태까지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을 하기에 영역을 넓혀 올 수 있었습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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