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이규선 기자 = 올해 상반기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융통하는 대정부 일시차입 하루평균 잔액이 약 7조4천억원으로 최근 5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입·세출 시차나 불일치를 감안한 일시차입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한은 등이 우려해온 상시적인 대출 현상은 오히려 더 심화한 셈이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초 이후 6월 말까지 정부의 한은 일시차입 평잔은 7조4천4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조7천166억원보다 7천억 원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차 의원실에 따르면 한은이 자료를 제시한 2020년 이후 최근 5년 기준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인해 정부의 한은 차입이 급증했던 바 있다. 2022년의 상반기 일시차입 평잔은 약 1조8천억원에 그쳤었다.
그런만큼 지난해 국회에서는 정부가 세입·세출을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고 손쉬운 한은 차입에 기댄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특히 일시대출이 상시로로 집행되면서 유동성 공급과 같은 효과를 내는 부분을 우려했다.
이에따라 한은도 대정부 일시대출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했던 바 있다. 정부가 재정증권을 우선 사용하게 하기 위해 재정증권의 평잔보다 일시 대출 평잔이 많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새로 도입했다.
차 의원과 한은에 따르면 올해 정부의 상반기 재정증권 일평잔은 약 11조원가량으로 한은 차입 평잔보다는 많다. 하지만 이는 재정증권의 만기가 통상 63일물 등으로 상대적으로 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과 정부가 규정을 어기진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올해 정부의 한은 차입 일평균 평잔이 더 많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더 상시화·일상화됐다는 의미다.
차 의원은 "한은이 반복적으로 일시 차입보다 재정증권을 발행해서 자금 조달을 하라고 그렇게 이야기하는데도 사실 큰 개선이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른바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나라 중에 중앙은행이 정부에 대출해 주는 나라는 거의 없다"면서 "한은 좀 더 단호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는 정부의 감세 정책이 근본적인 문제란 지적도 이어졌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수 결손에 대한 대책 없이 감세정책을 남발하면서 재정정책이 흔들린 것 아닌가 하는 염려가 있다"면서 "일시대출금으로 2년째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박홍근 의원은 "정부의 재정 운용에 잘못된 게 있어서 이 제도가 마치 상설적인 것처럼 활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에 대해 "기조적이지만 않으면 한은을 이용하는 것이 금융비용을 줄이는 면에서 장점이 있다"면서 "재정증권과 통화증권의 그런 관계와 이것을(일시대출 한도를) 어느 정도 한계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정해 주실일"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마치 상설인 것 같은 운영은 문제가 있다"면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7.9 utzz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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