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인도보고서 조작해달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이 전기차 판매량을 부풀렸다는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현지 직원이 "한국인과 언론을 위해 숫자를 맞춰야 한다"고 발언해 관심이 쏠린다.
9일 미국 일리노이주 북부지방법원과 업계에 따르면 네이플턴 오로라 임포트를 비롯해 다수의 딜러사는 '전기차 판매량 부풀리기' 혐의로 현대차 미국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HMA가 재고 코드를 활용해 판매량을 부풀리도록 제안했으며, 이를 통해 딜러사들이 도·소매 가격 할인과 인센티브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장에는 지난 5월 31일에 진행된 HMA 직원과 딜러사의 대화 녹취록도 증거로 함께 제시됐다. 주목되는 점은 여기서 '한국인과 언론을 위해 숫자를 맞춰야 한다'고 언급된 부분이다.
연합인포맥스 캡처
녹취에 등장한 HMA 직원은 "이렇게 부탁하는 게 찜찜하긴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니까 어쩔 수 없다"며 "언론과 한국 사람들을 위해, 지금 벽에 부딪혀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직원은 "우리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다"며 "우리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소매인도보고서(RDR)를 조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MA 직원은 이렇게 판매량을 맞춰줄 경우,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차종 중 하나인 산타페 재고를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산타페 판매를 맞출 경우 판매량의 50%는 같은 차종, 나머지는 엘란트라, 투싼, 팰리세이드, 산타크루즈 등으로 지급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 중 엘란트라나 소나타, 코나 등은 내연기관 차량이다. 즉, 전기차 판매량을 부풀리고 내연기관차를 대신 재고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직원은 구체적으로 판매량을 조작한 뒤, 자동차 등록번호(VIN)를 보내달라고 딜러사에 요청했다. 특히 '아이오닉'의 판매 대수를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누적 판매량은 43만1천344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한 수치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이전 판매량은 42만5천847대였다.
특히 산타페(5만6천622대), 투싼(9만2천146대) 등이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의로 판매 데이터 조작을 용인하지 않는다"며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에 즉각 착수했으며, 결과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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