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기준원, 이달 말 GAAP·SAP 토론회 마련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 보험업계가 도입한 새 회계기준(IFRS17·IFRS9)을 중심으로 일반회계(GAAP)와 감독회계(SAP)를 둘러싼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보험사가 제도적 공백을 이용해 과도하게 실적을 부풀렸다는 지적에서 초래된 혼란이 첫 결산 과정을 거치며 잠잠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물리적 환경을 고려해 급하게 이슈를 덮었을 뿐, 최근에는 업계 내 다양한 회계적 이슈에 대해 각 주체가 목소리를 내며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회계기준원은 오는 25일 일반회계와 감독회계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토론회를 마련했다. 보험사의 재무 정보 유용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한승엽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의 주제발표로 시작되는 이번 자리에는 전문가들의 토론도 이어진다.
앞서 한 교수는 금융감독원과 한국회계학회가 함께 연 세미나에서도 무 저해지 상품을 앞세워 보험업계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해지율과 신계약비 등에 대한 감독 강화 필요성을 언급해 업계에서 회자한 바 있다.
그간 시장에선 보험사들이 조(兆) 단위 연간 순이익을 내다보면서 시장에서는 제각각의 기준으로 산출된 CSM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금융당국이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 무저해지 보험과 고금리 상품의 해약률 가정 산출을 구분했고, 실손보험의 목표손해율 수립 기준을 변경했다. CSM의 수익 인식 기준도 바꿨다.
이후 금감원은 연내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을 예고하며 사실상 감독회계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계리적가정, 할인율,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등 지난해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이슈를 시행세칙에 담겠다고 했다. 모범규준 개념에 불과한 가이드라인과 달리 시행세칙은 위반 시 법적 조치에 대한 근거가 명확한 보다 강한 감독 행정이다.
당시 업계에선 뒷말이 많았다. 자율성은 무시된 채 감독회계가 될 IFRS17을 향한 우려였다.
시장 안팎의 우려를 인지한 금융당국은 최근 '모든 논란을 이슈화하겠다'며 보험개혁회의를 출범해 업계 내 다양한 이슈를 재차 끄집어냈다.
특히 단기납 종신보험과 무저해지 보험의 상품 구조, 그리고 이들 상품의 해약률과 해지 위험액을 설정하는 가정에 대한 논의는 현재 보험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업계의 다수는 여전히 IFRS17이 가진 자율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2분기부터 논란이 됐던 보험계약 소멸 시 기타포괄손익(OCI)과 관련한 회계처리에 대해 최근 금감원이 입장이 전한 것을 두고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첫 단추가 문제였다. 제도적 모호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음에도 자율성을 내세웠던 금감원이 이제는 세세한 이슈마다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라며 "IFRS17을 킥스와 또 다른 감독회계로 만들려고 한다. 앞으로의 IFRS17은 해외에선 한국만의 일반회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감원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얼마 전 출범한 공동협의체가 대표적이다. 회계와 계리, 상품 관련 이슈에 대응하고자 보험리스크관리국과 회계감독국을 주축으로 꾸려진 이 협의체에는 회계와 보험계리학 교수 4명이 전문위원으로 참여한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객관성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주체의 목소리가 꾸준히 담겨야하는데 그런지 의문"이라며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가, 이슈를 잠재우려할 뿐 무언가 바꾸겠다는 의지가 있는 구성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IFRS17을 둘러싼 논란의 시작은 보험사 간 과도한 실적 경쟁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 역시 보험사가 이익을 위해 과도하게 장밋빛 계리적 가정을 썼다고 지적한다. 이는 업계조차 일부 수긍하는 부분이다.
IFRS17의 도입 취지가 보험사의 재무제표 비교 가능성에 있음을 고려하면 상품 하나, 사업비 처리 방식마다 항목과 반영 기준이 다른 현재의 회계처리 방식 역시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반회계, 감독회계 중 어느 것이 더 우선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주체별 정체성에 따라 함께 봐야 하는 것"이라며 "이 역시 IFRS17이 안착하는 과정이다. 당국도, 보험사도, 회계법인도 소모적이기보단 건강한 논의를 끌어갈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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