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박형규 기자 = 한국 유가증권을 대상으로 만든 환경·사회·지배구조(ESG)지수의 수익률을 가르는 조건은 ESG 평가법의 정교함보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편입 여부'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전과 SK하닉이 좌지우지하는 ESG지수 수익률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정보 제공기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만든 ESG 지수끼리도 올해 상반기 성과가 크게 벌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MSCI 한국 ESG 리더스(MSCI Korea ESG Leaders)'는 올해 들어 마이너스(-) 2.66%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장 수익률을 하회했는데, 'MSCI 한국 ESG 유니버셜(MSCI Korea ESG Universal)'는 15.15%로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
차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편입 여부 또는 편입 비중이 갈랐다.
ESG 기준에 따라 기업을 선정한 MSCI 한국 ESG 리더스 지수에는 삼성전자가 제외됐고, SK하이닉스는 편입 종목이긴 하지만 구성상위 10종목에 포함되지 않을 만큼 비중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ESG 합산점수뿐만 아니라 ESG Korea(ESG 한국) 지수 내 시가총액 가중치를 반영하는 MSCI 한국 ESG 유니버셜 지수에는 삼성전자 비중이 31.10%로 가장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SK하이닉스가 9.83%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MSCI Korea를 구성하는 비중과 유사하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국내 투자정보 제공기관이 제공하는 ESG 지수도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를 편입한 덕분에 코스피를 이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상장종목 중 한국ESG기준원이 평가한 ESG평가가 우수한 150종목을 ESG통합점수가 높은 순서로 편입 비중을 결정한 'KRX ESG Leaders150' 지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 안팎의 적은 비중이지만 포함됐다.
밸류업 정책 효과를 타고 오른 금융지주 종목이 구성상위 10개사에 포함된 효과 등이 더해지며 연간 수익률이 16.84%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코스피200지수를 유니버스로 하고 우량 ESG종목을 선정한 '코스피200 ESG 지수'는 연간 수익률이 19.88%로 성과가 더 좋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삼성전자의 ESG 등급이 떨어지면서 지수에 편입하지 못했지만, SK하이닉스가 18.12%로 가장 많이 편입된 효과다.
올해 들어 8.5% 수익률을 달성한 국내 토종 ESG 컨설팅기업인 ESG모네타가 만든 ESGM ESG V80 지수는 ESG평가와 함께 재무지표도 ESG지수 구성 시 상당 부분 반영한다. 그렇다 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우량기업이 편입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ESG모네타는 삼성전자의 ESG 평가등급을 A+로 유지하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 고질병 '쏠림현상' 탓…"어쩔 수 없다"
한국 주식시장 내에서 순수 ESG지수의 성과 부진은 ESG 평가등급과 기업실적 간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이다.
사법리스크 등으로 MSCI와 한국ESG기준원이 평가하는 ESG등급이 미끄러진 삼성전자는 시총이 524조원으로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41%에 달한다. 아쉬운 ESG 등급에도 주가는 상반기 3% 올랐다.
ESG 평가등급이 월등하게 높지 않은 SK하이닉스도 시총이 174조원으로 코스피에서 7.42% 비중이다. 올해 상반기 66.08% 오르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한 주요 장본인이다.
ESG 점수가 아쉬운 두 종목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로 쏠림현상이 과하다 보니, 대장주 중심으로 상승하는 장에서는 상승효과를 온전히 받기 어렵다. ESG를 적용했을 때 두 종목의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ESG 평가등급이 우량한 기업과 실적 및 주식 성과가 우수한 기업이 일치하는 편이다.
S&P500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견인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애플, 구글 등은 MSCI로부터 높은 ESG 평가등급을 받은 대표적인 기업이다. 테슬라도 최근 들어 반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올 상반기 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각각 160%와 23%로 S&P500지수의 15.9%를 크게 상회한다.
세계적인 펀드 운용 그룹인 피델리티 인터네셔널은 "선진 아시아태평양 경제에서는 ESG와 기업성과 간 상관관계가 발견되는 경우가 더 적다"며 "글로벌 지배구조 기준으로 더 낮은 점수를 받지만, 역사적 또는 사회적 이유로 인해 성과 악화라는 처벌을 받지 않는 가족경영 기업 수가 더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ESG가 좋냐 아니냐의 여부를 떠나 한국 주식시장 구조 때문에 ESG지수가 시장지수를 언더퍼폼(시장수익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ESG 자체가 수익률과 직결되는지도 관련 담당자를 사이에서 의견이 갈린다. ESG 투자는 신념에 대한 투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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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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