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상 불법인 OEM 펀드의 문제 발생 가능성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금융감독원이 진성매각 논란이 생긴 저축은행 및 캐피탈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들 금융사가 펀드에 부실 PF 채권을 넘겨 연체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금감원은 PF 사업성 평가를 진행 중인 금융회사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경·공매 대신 이런 편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11일 금감원은 저축은행과 캐피탈사가 조성한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들의 적법성 여부를 따지기로 했다.
저축은행 및 캐피탈사가 스스로 조성한 펀드에 부실채권을 넘기는 방식으로 연체율을 왜곡하고 있다는 의혹에 따른 조치다. (연합인포맥스가 5일 송고한 '넘쳐나는 NPL 펀드…부실 PF '파킹거래' 지적 "진성매각 맞나"' 제하의 기사 참고)
금감원이 문제 삼은 펀드는 저축은행 및 캐피탈 업계가 자체적으로 조성한 PF 정상화 펀드 등이다. 당초 금감원은 지난해 여신금융협회 및 여전사들과 협력해 1차 PF 정상화 펀드 조성을 돕기도 했다. 이 펀드는 출자 회사 숫자나 투자 자산 등을 볼 때 진성매각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없다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이후 저축은행과 캐피탈 업계가 자체적으로 조성한 부실채권(NPL) 펀드들이 문제가 됐다. 운용업계에선 소수의 저축은행 및 캐피탈사가 스스로 조성한 NPL 펀드에 자신들의 PF 채권을 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방식을 활용하면 금융회사는 연체율을 낮출 수 있지만 PF 사업의 리스크는 출자한 펀드에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대출채권의 리스크가 수익증권화되면서 실제 사업 리스크는 변하지 않는데도 재무제표의 건전성은 개선되는 것처럼 보인다.
통상 진성매각 이슈는 펀드 운용사가 자율적인 운용 권한을 가지고 있느냐로 판단한다. 하지만 저축은행과 캐피탈 업계에 조성된 NPL 펀드는 수익자가 자신의 PF 자산을 펀드에 넘기기 때문에 운용 의사결정 권한이 온전히 자산운용사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경우 자본시장법상 불법인 OEM 펀드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OEM 펀드는 금융사 등 펀드 판매사가 자산운용사에 요청해 만드는 펀드로,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뜻하는 OEM과 방식이 유사하다고 해 OEM 펀드라고 부른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NPL 펀드는 수익자의 자산을 펀드에 담을 수 없도록 설계된다. PF 부실채권의 경우 NPL 펀드에 파는 회사의 재무제표는 개선되지만, 실제 PF 리스크는 변하지 않는다"며 "PF 구조조정으로 만기 연장 등이 어려워지고 경·공매는 많아질 것이다. 금융사들이 이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파킹거래 성격으로 조성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운용사의 의사결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것으로 미뤄봤을 때 OEM 펀드 문제도 엮여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향후 PF 구조조정 및 정상화 과정에서 저축은행과 캐피탈 업권의 편법이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PF 사업성 평가에 한창인 금융사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경·공매 대신 NPL 펀드를 조성하는 사례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차 정상화 펀드는 출자 회사와 펀드에 자산을 파는 회사들을 크로스 체크하는 등 진성매각 이슈가 덜했다"며 "이후 조성되는 NPL 펀드들은 노골적으로 취지가 변질됐다. 사업성 평가가 끝나고 나면 이런 사례가 발생할 우려가 더 크니 지금 제동을 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촬영 안 철 수] 2024.5.19
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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