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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부동산 과열 조짐에 '엄중 경고'…외압에도 꿋꿋

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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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에 대해 엄중한 경고장을 날렸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의 안정을 향후 금리 인하의 조건으로 명시하면서 섣부른 기대를 차단했다.

이 총재는 더불어 최근 대통령실과 여당에서 쏟아졌던 조기 금리 인하 요청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통방문에 '수도권 주택가격' 명시…안정의지 강조

이 총재를 비롯한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은 11일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사상 최장인 1년 반째 동결 기조가 유지된 금통위였지만, 긴장감이 팽팽했다.

정부 여당에서 시작된 금리 인하 압박으로 인해 한은이 8월 금리 인하를 시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팽배했던 탓이다.

금리가 곧 내려갈 것이란 기대로 최근 수도권 중심 부동산 시장도 과열 조짐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지난 9일 국회에서 "금리를 인하할 거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그런 것들을 다 같이 고려하겠다"고 경고를 암시한 데 이어 이날 직격탄을 날렸다.

한은은 통방문에서 향후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 "외환시장, 수도권 주택가격, 가계부채 등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한은이 통방문의 향후 정책방향 설명 부문에서 '주택가격'을 명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주택가격이 통화정책의 조건이나 목표가 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는 탓이다. 지난 2021년 사실상 집값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시작할 때도 한은은 '금융불균형의 누증 위험 대응'이라는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했던 바 있다.

이번에는 주택가격을 통화정책의 변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수도권 주택가격'을 특정했다.

그만큼 현재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 조짐을 위험한 신호로 보고 있다는 말이다.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도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시장금리를 보면)한은이 금리를 곧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선반영 됐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대다수 금통위원은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고, 특히 이런 기대를 선반영해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 금통위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수도권 주택가격과 부채의 안정이 없다면 금리 인하도 요원할 수 있다는 점을 선명하게 경고한 셈이다.

◇대통령실·여당 압박에도 꿋꿋…독립성 방어

이 총재는 이번 회의를 통해 통화정책은 금통위가 독립적으로 수행한다는 원칙에 대한 신뢰도 쌓았다.

지난달 성태윤 대통령실 실장은 금리를 내릴 여건이 됐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후 여당과 대통령실에서는 줄기차게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일부는 당장 7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총재가 "다양한 의견을 듣고 결정은 금통위가 독립적으로 할 것"이라고 여러 번 발언했지만,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시각은 많지 않았다.

금융시장에서는 정부와 여당의 압박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다. 국고채 3년 금리가 3.1% 수준까지 내리는 등 7월 소수의견이 나오고 8월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시나리오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결과는 달랐다. 금리 인하를 주장한 금통위원은 등장하지 않았다. 또 이 총재는 가계부채와 환율 등의 문제가 진정되어야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란 견해도 분명히 밝혔다

대통령실 등의 주장과 선을 그으면서 금통위가 결국은 꼬리를 내릴 것이란 일각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행보였다.

다면 한은은 물가의 목표 수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앞으로는 금리 인하 시점을 타진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동시에 밝혔다.

물가에 중점을 두고 금융안정 상황을 유의한다는 한은법상의 목적조항과 일치하는 기조다.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서 발언하는 이창용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7.1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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