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깜짝 하락하면서 주식 시장 추세에도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그간 랠리를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들이 약세로 전환하고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형주가 기지개를 켰다.
미국 경제지 CNBC는 11일(현지시간) "목요일의 주식 시장은 역사적으로 이상한 날이었다"며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 오르며 장을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88%, 1.95%씩 떨어졌다.
주가지수의 발목을 잡은 건 빅테크의 약세였다.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NAS:NVDA)는 5% 이상 하락했다. 애플(NAS:AAPL) 주가는 2.3% 낮아졌다. 테슬라(NAS:TSLA)도 8.44% 밀렸다.
그동안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매그니피센트 7(주요 7개 기업)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3.7% 올랐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러셀2000지수를 5%포인트 이상 하회하며 일일 등락률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과거 이 격차가 5%포인트 이상이었던 유일한 상황은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임상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공유한 직후였던 2020년 11월이었다.
또 러셀2000지수가 3% 이상 오른 사이 S&P500지수가 하락한 건 197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월가의 베테랑으로 꼽히는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창립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중요한 날"이라며 "투자자들이 매그니피센트 7 종목에서 시장의 나머지 부분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전환이 S&P500지수를 계속 끌어내릴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그동안 좋은 성과를 거둔 주도주들은 여전히 오를 수 있다. 그렇지만 S&P500 중 7개 대형주를 제외한 S&P493과 중소형주는 더 많이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대형 기술주에서 부동산주와 함께 중소형주로 뛰어들고 있다"며 "그들은 연준이 경기침체에 대한 반응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아니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게 할 확실한 증거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 애널리스트는 "비둘기파적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에 이어 CPI가 긍정적으로 나왔다"며 "일종의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하며 시장예상치(0.1%상승)를 크게 하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0% 오르며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장예상치(3.1%)도 밑돌았다.
물가 지표 발표 후 연준이 빠르면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이날 CPI 발표 후 기준금리 선물 시장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확률은 전날 73.4%에서 92.7%로 급등했다.
ygjung@yna.co.kr
정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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