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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국토장관의 주택시장 진단 들어보니

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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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잘못된 신호로 주택가격 상승 촉발 않을 것"

박상우 "금융장세적 성격 지녀…오래가지 않을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6주, 전세가격이 60주 연속 상승하면서 주택시장의 방향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한 섣부른 기대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지 말라고 경고했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금융장세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면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침에 따라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지수는 7월 둘째 주 들어 전주 대비 0.24% 올라 16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20% 올라 60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이처럼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도 전주 대비 0.04% 오르면서 4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전셋값도 0.05% 올랐다.

지난 2022년 하반기 금리인상 충격으로 20%가량 급락했던 주택가격이 다시 상승흐름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내 집 마련의 시기를 놓치는 것이 아니냐는 포모(FOMO) 심리가 다시 살아났다.

통화, 주택정책의 최고 수장들은 이런 시장 심리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7.11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일 열렸던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다수 금통위원은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고, 특히 이런 기대를 선반영해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 금통위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2024.4.2)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박상우 국토부 장관도 현재의 주택시장 흐름은 국지적인 것으로 금융장세적 성격도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우 장관은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수도권 아파트 시장 동향에 대해 "단기적으로 현재 올라가는 건 쏠림현상 일어나는 지역들"이라며 "수급의 문제라기보다는 증시 용어로 보면 금융장세적인 성격이 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상우 장관은 "정부가 돈을 관리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 정책을 언급한 뒤 "전 정부적으로 가계부채 관리에 방점두는, 우선 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에 금융장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장관은 "금융시장과 주택시장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서로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며 "주택 공급과 수요에 가장 중요한 수단이 금리 조정"이라고도 덧붙였다.

박 장관의 발언은 오는 9월로 미뤄진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SR) 적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됐다. 주택시장으로 흘러드는 돈의 흐름이 줄어들면 집값은 다시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현재 서울 중심의 주택시장 동향을 두고 전체 시장에 대해 오판해서는 안 된다는 데에 동의하면서도 정부의 주택정책이 미시적인 수급 불균형을 일으키고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지난 4일 열린 주택공급점검회의에서 재건축 활성화 정책으로 지난 정부 5년간 연평균 13개 단지에 그쳤던 서울 아파트 안전진단 통과 실적이 지난해 71개 단지로 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재건축은 기존주택 멸실로 이어지며 전세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여기에 비아파트 주택의 불안에 따른 추가 수요가 가세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폭적인 규제 완화 등 수요가 급증할 우려가 있을 때는 이에 걸맞은 공급계획을 함께 발표했어야 한다"며 "정부가 약속한 공급계획이 계속 틀어지면 수급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이 뒤따르며 일시적인 시장 불안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nam@yna.co.kr

남승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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