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삼형제→한화에너지→한화
"옥상옥 구조는 거버넌스 문제 드러내"
한화 "한화에너지와 합병 계획 없어"
[※편집자주: 한화에너지가 한화 보통주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는 이 같은 공개매수가 단순히 지분변동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한화그룹 거버넌스 현황과 문제 등을 담은 기사 4꼭지를 송고합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김학성 기자 = 한화에너지가 ㈜한화 보통주를 공개매수하면서 한화그룹이 옥상옥 구조를 공고히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개매수 이후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삼형제→한화에너지→한화' 구조가 굳혀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이 같은 옥상옥 구조에서 한화 거버넌스 문제가 드러났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 일부를 확대해 한화그룹 지배구조 안전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화에너지, 한화 지분 8% 추가 취득 계획…옥상옥 구조 견고해질 듯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한화는 한화에너지가 한화 보통주 600만주(보통주 발행주식총수의 8.0%)를 주당 3만원에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기간은 지난 5일부터 이달 24일까지다. 결제일은 오는 26일이다. 공개매수 신고서 제출 전일 기준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9.70%(보통주)다.
공개매수 전 한화 주요 주주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22.65%), 한화에너지(9.70%), 김동관 부회장(4.91%),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14%),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14%) 등이다.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한화 주요 주주는 김승연 회장(22.65%), 한화에너지(17.1%), 김동관 부회장(4.91%), 김동원 사장(2.14%), 김동선 부사장(2.14%) 등으로 바뀐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50%), 김동원 사장(25%), 김동선 부사장(25%) 등 한화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들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다.
한화에너지가 공개매수 이후 한화 지분을 대폭 늘리면 한화그룹 지배구조는 '김승연 회장 세 아들→한화에너지→한화→주요 계열사'로 굳혀질 수 있다.
한화그룹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며 동일인은 김승연 회장이다.
한화그룹 옥상옥 구조도 공고해질 수 있다. 한화는 사실상 한화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인데 공개매수 이후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배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한화 연결회사 사업내용은 화약제조업, 도소매업, 화학제조업, 건설업, 레저·서비스업, 태양광사업, 금융업, 기타부문 등으로 다양하다.
통상 다른 대기업 중에서 옥상옥 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면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하지만 한화그룹은 옥상옥 구조를 견고히 만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 "한화 거버넌스 문제는…"
전문가는 이 같은 옥상옥 구조가 한화그룹 거버넌스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판단했다. 또 한화그룹이 향후 한화와 한화에너지 간 합병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 기업거버넌스 전문 변호사는 "한화그룹이 한화에너지와 한화 간 합병을 생각할 수도 있다"며 "한화에너지와 한화 간 합병이 아니어도 자산이나 용역 거래, 자금 대여 등 총수일가에게 부의 이전이 일어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화그룹 방산업이 좋은 데도 한화 주가가 오르지 않는 게 의아했다"며 "이 같은 거버넌스 리스크가 있으니 주가가 오르지 않았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향후 한화에너지와 한화 간 합병을 고려할 수 있다"며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율을 늘리면 향후 두 회사가 합병할 때 총수일가의 통합법인 지분율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 한화 "한화에너지와 합병 계획 없어"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에너지는 기존에도 한화 보통주 9.7%를 보유한 대주주"라며 "이번 공개매수로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는 것일 뿐 새로이 옥상옥 구조를 만드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화에너지가 한화 보통주 공개매수를 진행해 공개매수 예정수량(8%)을 모두 매수하더라도 한화 최대주주는 변경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화에너지의 공개매수 이후에도 한화그룹 지배구조가 변경되지는 않는다"며 "이번 공개매수로 옥상옥 구조가 생긴다는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 일부를 확대해 한화그룹 지배구조 안전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며 "대주주 책임경영을 강화해 한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에너지는 직접 또는 지배하는 회사를 통해 한화 못지않게 다양한 사업을 하는 회사"라며 "한화와 한화에너지는 지주회사가 아니다"고 답했다.
한화 주가가 그동안 크게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최근 수년간 한화 사업실적, 한화생명 등 자회사 실적이나 사업전망 등이 둔화·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한화그룹은 현재 한화에너지와 한화 간 합병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hs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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