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펀드 조성에 부실 이연 '파킹거래' 용도 의심도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 조성에 제동을 걸면서 증권가에도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은 부실화된 PF 채권을 싼값에 사들이는 NPL 펀드 조성에 나서왔다. 전문가들은 증권사의 펀드 조성에는 부실 PF 자산을 담아 부실을 이연하는 '파킹거래' 용도가 깔려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계열의 증권사를 비롯해 증권가에는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 조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시장에선 증권사 NPL 펀드에 부실 PF 파킹거래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PF 정상화 대책으로 새로운 사업성 평가 기준과 경·공매 강화 방침을 내놓자 증권사들이 부실화된 PF 채권을 스스로 조성한 펀드에 넘겨 연체율 등을 관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A 증권사의 PF 안정화 펀드는 금융그룹 내 은행이 선순위 수익권자, 관계사가 후순위 수익권자로 출자해 조성됐다. 이 펀드는 브릿지론·PF 등 개발사업과 지분·대출 투자 등 실물자산에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제안서(IM)에 포함된 투자 전략에는 10여개의 PF 자산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중 상당수는 금융그룹 내 증권사·캐피탈사 등이 함께 개발사업에 참여했다가 부실화된 사업장이다. 펀드 자금을 활용해 그룹 내 관계사의 PF 채권을 사들여 재구조화 및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PF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조성한 NPL 펀드도 저축은행 펀드와 마찬가지로 파킹의 목적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며 "펀드는 부실채권을 사들이면서 정상화를 말하지만, 다르게 표현하면 만기가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 경·공매로 손실을 확정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할 경우 NPL 펀드를 통해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NPL 펀드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PF 정상화 대책의 취지와 상반된다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금감원은 이달 말까지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PF 사업성 평가 결과를 검토하고 다음 달 경·공매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저축은행 NPL 펀드 조성에 제동을 건 배경에는 당국의 PF 정상화 방안 시행을 앞두고 금융사의 부실 이연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작년 PF 대주단 협약을 활용해 무분별하게 만기 연장에 나서던 PF 업계의 행태를 막겠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진성매각의 이슈도 중요하지만, 크게 보면 부실 PF 파킹을 통해 금융회사가 부실을 이연하는 것을 막겠다는 게 중요하다"며 "작년 대주단 협약처럼 펀드 조성으로 부실을 이연하면 당국의 PF 정상화 대책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NPL 펀드의 진성매각 및 파킹거래 등 잡음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펀드가 사들이는 자산과 거래 조건, 수익자 지분 및 정상화 대책 등 문제를 판단하는 기준이 복잡해서다.
위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PF 펀드에 제동을 걸었지만, 기존에 조성된 1·2차 저축은행 및 여전업계 펀드의 원상복구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진성매각이 맞냐에 대한 고민은 더 해봐야 한다"며 "펀드 조성보다는 경·공매를 통해 부실을 정리하라는 게 당국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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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hwang@yna.co.kr
황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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