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역 물류 로보틱스 기술 개발 기업…지난해 시드라운드 투자 리드
[※편집자주: 스타트업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 바로 심사역입니다. 투자 대상을 발굴해 분석하고 자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스타트업이 내로라하는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는 심사역들이 존재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심사역의 주요 딜을 소개하고 투자 배경, 프로세스를 담아 연중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물류 로봇 시장은 이커머스의 발달과 함께 확대하고 있다. 물류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작업 안전성과 효율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 Strategy&Stats Insider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물류 로봇 시장 규모는 171억2천만 달러로 추산된다. 2030년까지 연평균 16.8% 성장해 2030년까지 592억 달러 수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추세에 뒤질세라 국내 모험자본에서도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유망 물류 로봇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벤처캐피탈 중 한 곳이 바로 SV인베스트먼트다.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물류 로보틱스 스타트업인 콘토로 로보틱스에 투자했다. 당시 투자라운드는 시드 단계임에도 국내 벤처캐피탈이 대거 참여했다.
SV인베스트먼트 주도 하에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Fund, 카카오벤처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퓨처플레이, KB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신한캐피탈, CJ인베스트먼트 등이 자금을 지원했다.
콘토로 로보틱스는 하역 자동화를 위한 로봇과 해당 로봇을 원격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다. 지난해 SV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하기 전 이미 빌리지 글로벌(Village Global)이라는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이력이 있다.
빌리지 글로벌은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마크 저커버그(메타)와 같은 창업가들이 투자자로 참여한 벤처캐피탈이다. 그만큼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곳이 콘토로 로보틱스다.
지난해 콘토로 로보틱스가 720만 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 라운드를 진행할 때, 라운드를 주도했던 심사역은 SV인베스트먼트의 최일용 수석이다. 포항공대 신소재공학 박사 출신인 그가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를 거쳐 2022년 SV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한 이후 처음으로 성사했던 딜이다.
최 수석은 포항공대라는 끈을 활용해 콘토로 로보틱스의 윤영목 대표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윤 대표 역시 최 수석과 같은 포항공대 출신이다. 윤 대표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기계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마친 이후 지도 교수와 함께 재활 치료 로보틱스 기업인 하모닉바이오닉스를 공동창업한 인물이다.
윤 대표가 하모닉바이오닉스에서 CTO로 활약하다 의료 이외의 분야로 설립한 스타트업이 바로 콘토로 로보틱스였다. 물리적으로 힘든 하역 업무에서 인력을 대체하고 업무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창업한 기업이다.
최 수석도 콘토로 로보틱스의 기술과 서비스가 인간이 물리적으로 수행하기 힘든 작업을 자동화해주고 물류 작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 수석은 "2인1조로 진행하던 물류 하역은 현재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다만 기존 하역 로봇의 인공지능(AI)은 하역물 상태에 대한 인지 정확도가 90% 초반 수준으로 한계가 있어 사람이 지속적으로 개입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콘토로 로보틱스의 로보틱스 기술 기반 서비스는 AI의 하역물 상태 인지 부족으로 작업이 중단되면 원격제어를 통해 즉각적이고 연속적으로 하역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며 "그만큼 오류로 인한 대기 시간을 줄이고, 사람이 물리적으로 업무 환경에 투입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원격제어를 통해 휴먼-인-더-루프(Human-in-the-Loop) 방식으로 로봇이 인간의 움직임을 AI으로 학습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하역 업무 퍼포먼스를 자체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콘토로 로보틱스의 하역 로봇 서비스는 하모닉바이오닉스가 보유한 로보틱스 기술에 근간을 두고 있다. 윤 대표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 기계공학과에서 박사 학위 기간 동안 개발한 기술이다.
당시 미국 나사와 록히드마틴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엑소 스켈레톤과 원격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하모닉바이오닉스에서 엑소 스켈레톤이라는 상지 재활 로봇을 개발했다. 상지가 움직이는 로봇으로는 최초로 FDA 승인까지 받았던 제품이다.
그는 "콘토로 로보틱스의 엑소 스켈레톤은 사람이 착용해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원격제어도 가능하다"며 "하모닉바이오닉스에서는 환자의 재활, 진단에 활용했는데 이 기술을 물류에 적용한 곳이 바로 콘토로 로보틱스"라고 강조했다.
최 수석은 콘토로 로보틱스 기술의 확장성에도 주목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생추어리AI(Sanctuary AI)는 콘토로 로보틱스의 엑소 스켈레톤 로봇을 구매해 원격 제어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학습시키기도 한다.
인간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모사할 수 있는 로보틱스 기술들은 향후 농업이나 서비스직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드라운드였지만 과감하게 위험을 감수하며 투자를 주도했던 이유다.
최 수석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엑소 스켈레톤 로봇을 통해 인간을 효과적으로 모사할 수 있게 된다"며 "결국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적용이 가능하고 이를 원격제어해 다수의 로봇들을 완전 자동화 운영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현재 콘토로 로보틱스는 로봇 대여 형태로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고객사 입장에선 초기 장비 구매 비용이 들지 않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로봇은 총 3대인데 올 9월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말까지 로봇을 20대까지 확대해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콘토로 로보틱스가 보유하고 있는 로보틱스 기술과 소프트웨어 활용 역량이 우수한 만큼 추후 사업 확장성 측면에서 기대하는 게 크다"며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설립 이후 2년 반 만에 매출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얘기했다.
올해 안으로 글로벌 유통 공룡 아마존과도 협업할 채비도 하고 있다. 물류 작업 효율성과 작업자 안정성을 높이려는 아마존은 콘토로 로보틱스의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로봇 원격 운영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외에도 미국의 다양한 물류기업들과 15개 이상의 파일럿 테스트 계약을 마친 상황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발 맞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추가 투자라운드도 계획하고 있다. 후속 투자라운드에는 현지 벤처캐피탈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SV인베스트먼트도 후속 라운드를 적극 지원하면서 팔로우온(후속투자)도 단행하겠다는 계획이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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